'선수 부정 선발'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시스템 바꾼다

선수단 운영위 신설해 동의제로 선발…공개테스트도 하지 않기로
보조금 의존 수입구조 개선, 선수단 혁신 등 구단 전반 체질 개선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29일 구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고형석 기자)
신인 선수 부정 선발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대전시티즌이 새로운 선수 선발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대전시 보조금 의존 비율이 높은 수입구조를 개선하고 팬 소통 강화와 선수단·사무국 혁신 등 구단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29일 대전시티즌이 '100년 시티즌을 향한 전략과 과제'라는 주제로 내놓은 구단 혁신안을 보면 우선 '선수단 운영 위원회'를 신설해 입체적인 선수 선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감독과 스카우트(2인), 데이터분석가, 선수단 운영팀장, 변호사, 의사 등으로 구성한다, 선수 선발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동의제로 선수를 선발할 계획으로 대표이사는 거부권과 최종 승인권만 보유한다. 공개테스트도 하지 않기로 했다.


최용규 대표이사는 "로비 등 불투명한 선수 유입 통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경기력과 법률, 구단 예산을 고려한 입체적인 선수선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사와 학계 인사, 언론, 시민단체 인사로 구성된 '대전시티즌 윤리위원회'도 만들어 구단 전반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고 심의할 계획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선수선발 공개테스트 점수조작과 횡령에 대해서는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규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청렴서약서도 작성한다.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입장과 광고 수입을 확대하고 월드컵경기장 등을 활용한 부대 사업 강화를 통해 대전시 보조금 의존 비율이 높은 수입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출 부분에서도 선수단에 집중된 구조를 벗어나 성과를 예측하고 분석을 통해 유소년과 홍보·마케팅, 사무국 강화 등에 대한 지출비율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선수단 운영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 현재 40여 명 수준인 선수단 인원을 K리그2 소속 시 35~36명으로 줄인다. 감독 등 특정인에게 끌려가는 팀 컬러가 아닌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선수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최용규 대표는 "기본 방향은 젊고 빠른 축구를 추구하는 쪽으로 팬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티즌만의 축구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팬 소통 강화를 위해서는 팬과의 대화를 정례화하며 분기별로 한 차례 이상 팬과의 대화 시간을 만들 계획이다. 구단 홈페이지에 여론과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카테고리도 만들어 팬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기로 했다.

대전시티즌은 이밖에 연공서열 중심이던 사무국을 성과 중심으로 바꾸고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구단 홈페이지에 분기별 예산집행 명세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시민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지역 밀착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최용규 대표는 "일반 구단과 달리 시민 구단은 특성상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소들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며 "이런 부분들을 근본적으로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해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채점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고종수 전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도 선수 선발에 개입한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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