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미래를 향해서 새로운 틀을 잡는 그런 차원에서 혁신위가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며 "정치공세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오신환 원내대표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하태경·이준석·권은희)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계 의원들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정병국 혁신위'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병국 혁신위안이 현시기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4·3보궐선거 참패 후 바른정당계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를 제안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안철수-유승민 연합군은 손 대표가 직접 제안한 정병국 혁신위인만큼 지도부가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손 대표 측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정 의원이 지도부(김관영 전 원내대표) 퇴진 입장에 동참하는 등 중립성을 잃어버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혁신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내에선 중립적인 인사를 찾기 힘들다"며 "당 밖에서, 개혁의 이미지가 강한 사람, 여의도 때가 덜 묻은 사람이 돼야 하고 인선에 있어 대표 권한이 존중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측은 혁신위 권한에서도 대치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회의에서 "정병국 혁신위가 전권을 가져야 한다"며 "혁신의 금기를 만들어 놓고 혁신을 추진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손 대표 거취 문제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성역이 없다는 것이 지도부 전체, 대표 퇴진을 얘기하는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외 인사가 와도) 대표 거취 논의하는 것은 반대"라고 못박았다.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에 대한 갑론을박만 오간 가운데, 오 원내대표는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총의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앞으로 제대로 갈등국면을 극복하고 총선준비 가는 과정에 있어서 손 대표가 결단을 내려주시길 하는 마음"이라며 "일단 6명의 의원들이 (정병국 혁신위) 안을 제안한 것이고, 의총에서 다뤄달라고 해서 6월4일에 개최해 논의해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