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동안 수소산업 관련 정책 방향이 육성·진흥에 치우치다 보니 안전관리 규정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현행법상 저압가스는 안전검사 기준 '없어'
현재 고압으로 수소를 사용하는 시설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제조검사, 완성검사, 정밀 안전검진, 시·군의 설치 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저압으로 수소를 제조·충전·사용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안전기준이 없어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강릉 수소폭발의 경우 1MPa 이하인 저압 수소탱크는 모두 가스안전공사의 별다른 검사를 거치지 않았다.
나머지 1기는 압력이 0.98MPa인 저압탱크였기 때문에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을 적용받지 않아 별다른 점검을 거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수소가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맨 처음 가스를 담아 놓는, 일종의 '버퍼링' 역할을 담당한 '저압홀더(holder)' 탱크 1기 역시 압력이 0.98MPa인 까닭에 가스안전공사에서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았다.
이로써 '저압홀더' 탱크까지 포함해 모두 저압탱크 2기는 안전기준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신소재사업단 등에 따르면 강릉벤처공장은 고압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그동안 실험을 진행할 때는 1MPa 이하인 저압 시스템으로 운영해 왔다고 밝혀 저압가스에 관한 별도 안전관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 수소산업 관련 법률안 중 안전관리 담은 발의는 20.7%25
현재 수소산업(연료전지용 수소와 수소차 등)과 관련한 법률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29개가 발의됐다.
하지만 이중 안전관리 내용을 담은 법률안은 6개(20.7%)뿐으로, 79.3%가 보급 촉진 등 산업진흥에 관한 내용에 쏠려 있는 게 현실이다.
법률안 6개 중에서도 저압가스의 안전기준 미흡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발의된 법률안은 고작 3개로, 현재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또 같은 해 8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등 11명 역시 저압가스까지 포함하는 수소 관련 시설에 대한 안전기준을 제시한 '수소연료의 안전관리와 사업법안'을 발의했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 등 10명은 고압가스의 종류와 범위를 더 촘촘하게 규정하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섭씨 35도에서 압력이 1MPa 이하가 되는 연료전지용 수소'가 고압가스로 분류돼 사실상 저압의 수소도 현행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 전문가 "사고 위험 예방하기 위한 법률마련 필요"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현재 저압가스와 관련한 법률안이 제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저압가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예를 들어 대학교에서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들고 이를 보관하면 저압시설이 되는데 이런 것까지 정부에서 다 관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모든 것을 다 법으로 관리하기는 힘든 만큼 위험성을 잘 판단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대학교 에너지공학부 최인수 교수 역시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고압이나 저압가스 모두 관리가 부실할 경우 항상 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압력에 대한 안전관리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이어 조사관은 "다만 수소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것은 경제성 때문만은 아닐 것이며, 여기에는 항상 안전성 문제가 거론됐었다"며 "저압의 수소에너지에 적용할 수 있는 법규를 제정하는 것은 사고 위험성 등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인 동시에 공공의 안전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입법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