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28일 금융위원회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불행의 고통을 나눠지는 금융시스템을 만들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현재 금융위는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TF를 구성해 금융기관의 연체채권 처리 등 가계대출 사후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가피하게 연체에 빠진 채무자도 여전히 금융기관의 고객이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돈을 빌려준 채권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갖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글머리에 최 위원장은 "가정의 달 5월, 채무문제로 연달아 발생한 일가족 사망사건을 보고 참담한 마음이다. 현행 제도 내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더욱 안타깝다"며 "일반적인 사람의 감정과는 반대로, 금융 시스템 내에서는 채무불이행이라는 불행을 죄악시하고 수치감이 들도록 하는 것이 시스템의 결함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이러한 불행의 책임을 채무자가 모두 부담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며 "채무불이행이라는 불행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채권자와 추심인의 추심행태, 채무자 본인이 느끼는 상실감과 수치감 등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는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러한 비극은 우리 주변에 또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채권자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남들보다 빨리 한 푼이라도 더 회수하려고 하기보다는, 채무자가 다시 일어설 때까지 기다리고 함께 극복방안을 찾아 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적 동정심을 느끼는 채권자와 추심인이라도,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야만 자기가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 하에서는 냉정함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채권추심의 영역은 좀 더 체계적인 규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