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경,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1년 만에 솔로곡을 내놨다. 곡명은 '귀차니스트'. 곡 발표 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경은 "이 세상 모든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자고 일어나서 소파에 앉아있던 어느 날, '귀찮음'에 대한 노래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그 순간 느낀 그 느낌을 다른 분들도 분명 받은 적이 있을 거란 생각에 공감대 형성이 잘 될 것 같았다. 곡명은 재미있는 신조어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귀차니스트'라고 정하게 됐다. 원래는 1월 정도에 냈어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우다 보니 발표 시기가 늦어졌다"

'보통연애', '자격지심' 등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를 주로 들려주던 박경은 1년 전 얼터너티브 펑크 스타일 곡 '인스턴트'를 선보이며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이번 신곡 '귀차니스트'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곡으로, 역시 풍성한 밴드 사운드가 돋보인다.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페퍼톤스 음악을 들은 게 시발점이 됐고, 장기하와 얼굴들 콘서트를 보고나서 관심이 더 깊어졌다. 공연을 보면서 라이브 합주가 정말 멋지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요즘 박경의 실제 삶은 신곡 내용과 정반대라는 점이다. 박경은 음악 작업, 예능 출연, 라디오 진행 등 다양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부지런한 삶을 살고 있다.

"8년 정도 연예인 생활을 했는데 한 번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라디오 DJ를 맡은 이후 삶의 중심이 잡혔다. 매일 밤 9시 생방송을 진행해야 하다 보니까 그에 맞춰 스케줄을 짜게 되고 술도 줄이게 되더라"

"사실 작년에 무기력증에 빠져 너무 안일하게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더욱 욕심을 내는 측면도 있다. 건강검진도 받아봤는데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현저히 낮아져있더라. 그래서 영양제를 챙겨먹으면서 건강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과 비타민B를 꼭 챙겨먹는다. (미소)"

박경은 신곡 발표 인터뷰 일정도 '귀차니스트'라는 곡명과는 정반대로 타이트하게 짰다. 방송 스케줄 등을 이유로 하루나 이틀에 걸쳐, 사실상 기자회견에 가까운 인터뷰를 진행하는 가수들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박경은 총 7일간 인터뷰를 진행해 가요 담당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고,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좀 더 심도 깊게 하고 나누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박경에게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좀 더 심도 깊게 하고 싶은지 묻자 '음악을 열심히 하는 박경'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예전보다 음악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독립한 후에는 집에서 작업을 하는 편인데, 심지어 안방에 책상과 마이크가 있다. 누워있다가 일어나자 바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배치한 거다. (웃음). 이전에는 조력자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얻었다면, 지금은 혼자서 연구를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음악 색깔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많다. 제 음악을 많이 들어보신 분들은 20초만 들어봐도 박경이 만든 곡이라는 걸 아시더라. 그게 어떻게 보면 제 색깔이 갖춰졌다는 것일 수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비슷하게 음악을 만들어왔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지점이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서 변회를 꾀하는 중이다"

"또 앞으로 웬만하면 피처링 아티스트를 쓰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작년에 '인스턴트'라는 곡으로 공연을 하는데 한 곡에 제가 부르는 파트가 6~70% 정도밖에 안 되는 거다. 그때 '아, 이건 돈을 내고 공연을 보러온 분들에게 실례다'라고 느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다"

열심히 음악을 연구 중인 박경은 신곡 '귀차니스트'로 동료 뮤지션들에게 '박경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반응을 얻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을 한 곡인만큼 같은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얻으면 기쁠 것 같다. 많은 분이 저와 작업하고 싶어 하셨으면 좋겠다. (미소)"

장기적인 목표는 대중에게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SNS 계정 프로필란에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문구를 오랫동안 새겨놓고 있다. 많은 분에게 그런 반응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계속 열심히 음악을 해나가겠다. '귀차니스트'를 시작으로 올해 자주자주 곡을 들려드리려고 하니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사진=KQ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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