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시사 직후 무려 8분 동안 기립박수가 쏟아지며 좌중을 장악한 기생충은 황금종려상 수상 전부터 외신의 호평이 쏟아졌다.
한국영화사상 첫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영화 기생충의 관전포인트를 예고편과 감독·배우의 인터뷰 등을 종합해 짚어봤다.
◇ 기생충
이제는 많이 알려졌듯 기생충에는 실제 '기생충'이 등장하지 않는다.
지난 4월 22일 '기생충' 제작보고회에서 봉 감독은 "영화에 기생충이 나오지는 않는다. 모든 인물도 위생적으로 완벽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고 나면 '기생충'의 뜻을 추측해볼 수 있는 영화"라며 "내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다"라고 웃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가족의 아들 기우와 딸 기정이 부잣집에 과외선생으로 들어가면서 얽히게 되는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따라서 영화 기생충은 '다른 동물의 몸에 기생하며 영양분을 빼앗아 생활하는 동물'이라는 기생충의 실제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삶과 이야기를 풍자해 빈부격차와 갈등을 표현했다.
◇ 데칼코마니
영화 기생충의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 데칼코마니는 일정한 무늬를 종이에 찍어 다른 표면에 옮겨 붙이는 미술적 기법을 일컫는다. 데칼코마니 형태로 표현된 이미지는 대칭적 이미지로 나타나는데 그 형태만 같을 뿐 서로 담고 있는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부유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각자 가족이라는 형태는 같지만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며 이를 통해 비춰지는 내용 또한 상반된다는 메시지가 유추된다.
또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이동하는 이미지 역시 극중 빈곤한 가정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 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며 부유한 가정으로 옮겨 가는 것 또한 흡사하다.
봉 감독 역시 "부유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마주칠 기회가 의외로 적고 경계선을 구분짓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공간들이 나눠지곤 하는데, 기우라는 학생이 과외를 가면서가 영화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 최우식
봉 감독의 페르소나는 너무나 잘 알려졌듯 배우 송강호다. 하지만 이번 기생충에서는 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 최우식이 주목된다.
실제로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들은 "최우식의 분량이 가장 많다"고 언급했다. 영화 내 분량이 꼭 극중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보기엔 충분하다.
특히 봉 감독 역시 기생충을 구상할 때 송강호와 최우식을 시작점으로 배우들을 캐스팅 했다고 전했다.
최우식 또한 다른 영화 촬영 현장과 다른 점으로 '동선이 되게 많다'고 강조했다. 최우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면이 펼쳐진다는 얘기다.
물론 봉 감독은 "배우들의 다양한 케미스트리, 송강호와 이선균이 이끌고 가는 화학작용이 훌륭했다"고 전했다. 배우 한 명에 집중되지 않고 각자가 선보이는 연기가 극에 한 덩어리처럼 잘 녹아들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최우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