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의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포르투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예선 F조 1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조 추첨에서 ‘죽음의 조’로 평가받은 F조에서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 골만 내주며 16강 진출의 기대감을 이어갔다.
21명 전원이 유럽 주요 리그 소속인 ‘우승 후보’ 포르투갈은 경기 초반부터 빠른 공격으로 한국을 흔들었다. 선수비 후역습과 함께 사실상 5백 전술로 임한 한국은 포르투갈의 초반 공세에 전반 7분 만에 결승골을 내줬다.
결과적으로 이른 시간에 내준 실점은 한국이 준비한 선수비 후역습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 골 맛을 본 포르투갈은 더욱 거세게 한국을 압박했다. 오프사이드가 지적되지 않았다면 전반에만 0대3까지 끌려갈 수 있었다.
특히 포르투갈의 전반 공격을 책임진 디오고 조타(벤피카)와 트린캉(브라카), 하파엘 레앙(릴)의 빠른 공격은 숫자가 더 많았던 한국 수비를 무섭게 흔들었다. 결국 후반 들어 포르투갈은 주축 선수를 차례로 교체하며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준비하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정정용 감독은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승점 3점으로는 불안한 탓에 승점 4점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1승으로도 16강 진출의 희망은 있다. 대신 골 득실 관리가 필수다. 지는 경기는 적은 실점으로, 이기는 경기는 다 득점이 필요하다.
포르투갈전 1골차 패배는 조 3위 6개국의 16강 진출 경쟁에 분명한 도움이 될 만한 결과다. 더욱이 전반에는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후반 들어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는 점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남아공과 조별예선 2차전을 준비하는 ‘정정용호’의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게 했다.
이 대회 최다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와 조별예선 3차전이 변수가 됐지만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남아공전 승리가 필수라는 점에서 포르투갈전의 0대1 패배는 좋은 약이 됐다.
다만 이강인(발렌시아) 의존도는 남은 두 경기를 위해 조금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분명한 숙제를 확인했다. 이강인은 18세 어린 나이로 형들과 함께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에이스’로 평가받는 만큼 상대에게도 막아야 할 최우선 과제로 삼기 좋은 선수다.
포르투갈과 조별예선 1차전은 이강인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경기다. 이강인은 분명 ‘정정용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지만 동료들이 ‘의존’하는 동료가 아닌 ‘활용’하는 동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한 패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