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삼바 분식 회계로 이득 본 사람? 단언컨대 이재용 뿐"

삼바 분식회계의 핵심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
96년부터 이재용 경영권 승계 프로젝트 시작돼
이재용 부회장에게 분식회계 보고됐을 가능성 有
삼성물산부터 수사한 검찰, 잘하고 있다고 보여
이재용 뇌물 혐의 대법원 재판, 수사 이후로 미뤄야
재벌 총수가 직접 그룹 지배구조 개선? 유례 없는 일
공정거래위원회, 삼성에 책임 미루지 말고 역할 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5월 24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관용>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관련 임원들 또 실무자들 이미 구속됐고 오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대표가 지금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어요. 이 사건 앞으로 어떻게 돼 갈지, 어떻게 해야 할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오랫동안 이 문제 제기해 왔었죠.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박용진> 안녕하세요, 박용진입니다.


◇ 정관용> 이 수사가 미적미적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급물살을 타네요?

◆ 박용진> 사실은 제대로 된 수사가 이번에 된 거고요. 그 계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른바 사기 회계 사건, 분식회계라고 얘기하죠. 사기 회계 사건에 대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재판부 역할을 하거든요, 금융 관련해서는. 거기에서 사기 회계인 것 같다 판단을 하고 검찰에 고발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재미있는 건 검찰이 거기에만 국한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삼성바이오로직스하고 4개의 회계법인을 고발했는데 고발되지 않은 삼성물산부터 뛰어가서 거기부터 수사를 시작했다고 하는 게, 검찰이 예전과는 다르게 아주 적극적으로 전격적으로 수사를 잘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게 워낙 복잡하고 많은 회사 이름들이 거론이 되고 그러는데 간단히 말하면 제일모직하고 삼성물산 합해서 지금 삼성물산이잖아요. 그런데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등등을 거느리고 있었잖아요. 이쪽 가치가 올라갈수록 이재용 부회장한테 좋은 거죠?

◆ 박용진> 그게 맞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느닷없이 삼성전자 사장 한 명이 소환이 되네 안 되네 이러고 있잖아요. 바로 거기입니다.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데 가장 중요한 회사가 삼성전자겠죠. 제일 큰 회사니까. 삼성전자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회사가 어디냐 하면 삼성물산이에요. 이 삼성물산을 홀랑 잡아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 유리한데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 삼성물산의 단 한 주의 주식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가장 많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가족회사 비슷한 제일모직과 강제합병을 시키는데 문제는 제일모직이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를 해 보면 삼성물산하고 비교가 안 되게 작거든요. 그러니까 제일모직이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를 뻥튀기 시키면 이게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인데 여기를 뻥튀기시키면 제일모직이 뻥튀기 되겠죠? 제일모직 가치가 뻥튀기 되면 여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한테 유리하겠죠. 그러면 훨씬 좋은 조건으로 삼성물산을 집어먹고 그걸 바탕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하는, 약간은 길고 복잡한 얘기지만 사실상 놓고 보면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몇 년 동안 진행을 해서 왔다가 여기까지 온 거죠.

◇ 정관용> 박용진 의원이 지금 제일모직부터 얘기를 했는데 거슬러 가면 에버랜드부터예요.

◆ 박용진> 맞습니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부터 이 일이 준비되고 시작됐던 겁니다.

◇ 정관용> 에버랜드 돈 몇 푼 안 들이고서 어마어마한 그 지분을 다 차지하고 그걸로 제일모직, 삼성물산까지.

◆ 박용진> 그렇죠.

◇ 정관용> 조금 아까 언급한 분이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 TF의 정현호 사장이 소환되느냐 마느냐가 관심사다 이건데.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가 옛날로 치면 삼성그룹의 구조본 아니에요?

◆ 박용진> 구조본이고, 이번에 없어졌다고 얘기했던 미래전략실 있죠. 옛날 이름은 비서실이고요. 그게 구조조정 본부 그다음에 미래전략실 이름만 바꿨지 실제로 하는 일은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회장의 명을 받아 직할부대 역할을 했고요. 최고 지휘부죠.

◇ 정관용> 그래서 직접 연관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무를 담당했던 팀장. 거기의 상무급 등등은 이미 구속됐죠?

◆ 박용진> 네.

◇ 정관용> 그리고 오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가 지금 구속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거죠.

◆ 박용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박 의원님이 보실 때는 구속될까요?

◆ 박용진> 이게 증거가 너무 명확한 게 많고요. 지금 구속의 핵심이 분식회계로 구속되는 게 아니고요.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서 증거인멸 행위들을 하고 있었던 게 들통 났기 때문에.

◇ 정관용> 공장 바닥, 마룻바닥 밑에다가 서버 숨겼다는 거. (바닥) 뜯어서 다 숨겨놨다는 거 아니에요?

◆ 박용진> 그러게 말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 사실로 확인이 됐기 때문에. 보통 인신구속의 가장 중요한 점이 도주 우려 그다음에 증거인멸 이 두 가지로 많이들 보잖아요. 그중에 하나가 이미 실행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인신구속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김태한 대표는 다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자꾸 주장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구속된 상무급들은 지시를 받았다고 말한다는 거고. 그러면 오늘 만약 김태한 대표가 구속이 되면 그럼 당신은 당신이 알아서 했느냐 아니면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팀에서 지시를 받았느냐, 이재용 부회장한테 지시를 받았느냐 이렇게 되겠죠?

◆ 박용진> 그러나 지금은 검찰이 수사를 잘했고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만 고발됐으니까 거기만 수사할 줄 알았는데 삼성물산부터 뛰어가서 거기부터 압수수색을 했고요. 거기는 더 많은 인원이 갔고 더 오래 압수수색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사이에 가령 삼성물산에서 삭제됐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남아 있었다거나 삼성물산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삭제됐는데 관련 회계법인들에게서는 남아 있었다거나 이런 걸 다 찾아놨기 때문에 김태한 대표가 본인은 부인한다 하더라도 지시-공모 관계가 이미 물증으로 확인된 바가 있어서 제가 볼 때는 그 윗선으로의 수사도 불가피할 거라 봅니다.

◇ 정관용> 이재용 부회장도 수사를 다시 받아야 될까요?

◆ 박용진> 이 문제와 관련해서 원래 본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사기 회계, 회계 조작. 이 문제가 수사의 본론입니다. 그러니까 한 가닥으로는 증거인멸로 지금 막 구속이 되고 있는 거고요. 본론과 관련해서는 그러면 사기 회계, 이 회계 조작 관련해서 보고를 했느냐 안 했느냐 알았느냐 몰랐느냐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미 지금 나오고 있는 내용들을 기사화되고 있는 내용들을 보면 이미 보고가 됐고 통화까지 했고 관련된 통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문서로도 보관하고 있었고. 다 삭제됐고 인멸됐는데 그걸 다시 복원해냈고. 이런 과정이니까 이재용 부회장도 회계 조작과 관련해서 사기 회계 행위와 관련해서 알고 있었고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검찰은.

◇ 정관용> 무엇보다 그 사기 회계를 통한 이득을 가장 크게 취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 박용진> 단언컨대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 정관용> 다른 사람들은 그걸 통해서 이득 보는 게 없잖아요.

◆ 박용진> 없죠. 이 과정을 통해서 첫 번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통해서 삼성물산의 주주들이 엄청나게 피해를 봤습니다. 그리고 사실상의 자본잠식 상태의 망하기 직전의 회사를 이렇게 분식회계를 시켜놓고 주식 상장을 해버린 거 아닙니까, 주식시장에. 그래서 2조가 넘는 투자가 모인 겁니다. 그러니까 잘못된 정보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공시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그야말로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 과정 전체는 사실은, (기업 가치를) 뻥튀기 시켜놓고 뻥튀기 시켜놓은 그 뒷수습을 하려다 보니까 분식회계까지 해버린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뻥튀기 시키는 과정, 분식 회계 과정이 모두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로 가는 아주 심각한 반사회적 행위죠.

◇ 정관용> 이게 법원 판단까지 내려서 이건 위법했고 잘못된 분식 회계라는 게 확정되면 말이에요. 그럼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 자체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까, 어떻게 됩니까? 이게 참 어려운 문제예요.


◆ 박용진> 제가 작년부터 쭉 이 문제를 지켜보고서 여러 가지 봤는데, 그런 사례는 없더라고요.

◇ 정관용> 다시 되돌릴 수는 없고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에 유리한 조건을 없었던 일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책임은 물을 수 있다 이거로군요?

◆ 박용진> 그렇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기자)

◇ 정관용> 지금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 1심에서 실형 받았다가 2심에서 일부 무죄 되면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잖아요. 그런데 2심에서 일부 무죄 될 때 경영권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그랬잖아요?

◆ 박용진> 그렇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뇌물을 받았다고 되어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는 그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하여 이득을 주는 것으로 전제된 뇌물을 받았다. 그것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을 했고요. 이 두 사건이 그 공범 관계인 이 두 사람의 각각의 사건이 지금 대법원에 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둘 중에 하나는 파기 환송돼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 검찰 수사는 최소한 끝나야 대법원이 판결을 하는 게 옳겠군요?

◆ 박용진> 그래서 제가 지난번에 대법원이 판결을 곧 한다는 소식이 있길래 그러지 마라, 왜 그러냐. 이거 관련해서 이재용 재판의 2심 재판부가 오인 판단했을 가능성이 지금 검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는데 왜 부랴부랴 이제 와서 갑자기 면죄부를 주기 위한 재판을 하려고 그러느냐. 이 수사 다 끝나고 수사 결과가 조서로 만들어지면 그 내용을 참고하셔라. 이게 제 주장이고 저는 제 주장이 매우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 관련자들 그 당시 장관 등등도 다 구속 처벌받았지 않습니까?

◆ 박용진>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다 처벌을 받았고요.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게 정말 대단한 게 제일모직,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등의 주식을 갖고 있는 분들, 그동안 거래했던 분들, 국민연금에 관련된 분들 참 온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런 사건입니다.

◆ 박용진> 그렇습니다. 특히나 요즘 또 드러나고 있잖아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가치평가 보고서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근거 없는 보고서였다.

◇ 정관용> 그런 가치 평가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니까 에버랜드가 갖고 있는 동식물 그 자원이 바이오산업에 도움이 되니까.. 그게 몇 조라고 했다면서요?

◆ 박용진> 그게 한 3조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정말 (가치평가 보고서가) 증권사마다 천차만별 널뛰기를 하는, 너무 황당하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발언했거든요.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 박용진> 제가 국회에서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한테 물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재벌이 혹은 독점 기업이 시장구조와 관련해서 혹은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자발적으로 알아서 한 경우가 있습니까, 그랬더니 없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하죠. 이건 캠페인으로 되거나 계도작업으로 될 문제가 아니고요.

◇ 정관용> 지금 검찰이 여기까지 수사를 막 하고 있는 이 단계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런 발언을 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 박용진> 글쎄요. 우리 김상조 위원장께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공정거래위원장은 시장의 공정질서를 감시하고 그걸 만들어내기 위해서 역할을 가지고 있고 권한을 가지고 있고 강제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자리예요. 그러면 거기에 맞게 하시면 되지 부탁하거나 알아서 하라고 한다거나 이렇게 얘기하시는 건 자기 역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우려를 가지실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시기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용진>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었어요.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