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SBS funE는 장자연의 전 남자친구인 최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최 씨는 고인이 사망하기 한 달여 전까지 1년간 교제했던 남자친구다.
최 씨는 "최근 고인과 친했다고 주장하는 한 배우의 기사를 읽었다. '언니가 성폭행을 당한 것 같았다', '마약에 취했을 것 같다' 등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아무리 확인할 수 없는 망자의 일이라고 할지라도, 도를 넘은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적어도 자연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 대해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긴 침묵을 깨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 씨는 그간 장자연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유족들을 위해 입을 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경찰 수사에서 장자연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최 씨가 기억하는 장자연은 '밝은 아이'였다. 친구들과 만나서도 먼저 지갑을 열고 계산하는 그런 아이였다고 최 씨는 전했다.
그는 "헤어질 즈음 자연이가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힘들디', '죽고싶다'고 자주 말했다"면서 "헤어진 뒤에도 통화하고 만났는데 '나 어디에서 죽을까?'라고 물어 '왜 그래, 그러지 말라'라는 말 밖에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언급했던 그 장소에서 자연이가 사망했단 소식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성접대와 마약과 관련한 일각의 주장에 "그런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부인했다.
그는 "내가 아는 자연이는 생활고 때문에 (성)접대 할 아이가 아니다. 오히려 또래에 비해 넉넉한 편이었다"면서 "나와 친구들을 함께 만나는 자리를 하고 있다가도 회사에서 미팅이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바로 옷을 갈아입고 그 자리에 가야 하긴 했지만, 자연이가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또 "여느 연인과 다를 바 없이 소소하게 문자메시지로 일상을 주고 받았고, 크게 연락 두절된 적도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마약이라뇨. 저나 친구들은 '장자연이 마약에 취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그러면서 유력 증인으로 알려진 윤지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했다.
그는 "윤지오라는 분은, 그 상황을 겪지도 못했으면서 마약, 성폭행, 성 접대, 술 시중 등 자연이에게 치명적인 주장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면서 "저를 비롯해 자연이와 절친했던 친구들은 자연이에게 윤지오의 이름을 단 한번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지오가 고인의 이름을 담은 책을 내고 '굿즈'를 만드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자연이와 절친했고,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도 신변 위협, 미행을 당해 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지난 20일 장자연 사망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검·경이 부실하게 수사했고, 조선일보가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있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핵심 의혹인 장자연의 술접대·성상납 강요 등은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수사권고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선일보는 과거사위의 조사결과에 "일부 인사의 일방적 주장에 근거한 것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반쪽짜리, 용두사미 조사 결과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 및 특검까지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