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10주기…서울서도 "여전히 그립습니다"

10년 전 시민분향소 열렸던 덕수궁 대한문 앞 추모 발길 이어져

23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차려진 ‘故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대한문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영정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서민선 수습기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은 23일 시민분향소가 차려진 서울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故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대한문 시민분향소 합동추모제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0년 전 서거 당시 시민분향소가 운영됐던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오가는 발길을 맞이했다.


추도식이 열리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직접 가지 못한 사람들은 이곳에서나마 국화를 들고 향을 피우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전북 전주시에서 올라왔다는 양민주(49)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그냥 소박한 사람, 우리 같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힘 없는, 법이 있어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권력인데 그걸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언제 또 나올까 싶다"며 "봉하마을에 한 번도 다녀와 보지 못해 울컥한다"고 양씨는 말했다.

'벌써 10년 여전히 당신이 그립습니다'는 플래카드가 걸린 무대에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들이 재생됐고, 근처에 설치된 노란 바람개비들은 바람을 따라 팽팽 돌아갔다.

한 시민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엽서를 쓰고 있다. (사진=서민선 수습기자)
시민들은 노란색 엽서에 '사람 사는 세상 앞당겨요' '사랑하고 보고싶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적어냈다. 편지들은 이후 봉하마을 노무현기념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밀짚모자를 어깨에 걸친 채 나무의자에 앉아 기타를 치던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실물을 따라 만들어진 '3D 전신상' 주변엔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섰다.

10년 전에도 이곳 분향소를 찾아왔었다는 회사원 박형준(47)씨는 "10년을 잊지 않고 그리워했던 사람들의 염원이 계속됐기 때문에 소박하게나마 이런 분향소를 차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2시 봉하마을에서 시작된 추도식이 생중계되자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진선(77)씨는 "임기가 끝난 뒤 봉하마을에 가셔서 생활하시는 걸 보면서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중계 화면을 빤히 쳐다보던 오현희(42)씨도 "하늘에서는 편안하게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문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추모사 낭독과 추모 공연 등 본행사가 시작된다. 시민분향소는 오는 25일 오후 10시까지 열릴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 옆에는 촛불집회 등 지난 정권에 맞서는 과정에서 숨진 12명의 분향소도 함께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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