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은 23일(한국시간)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중년 남성에 대해 런던 치안법원이 벌금 184파운드 판결을 내렸다. 토트넘 및 영국 공공시소국이 요구한 축구장 출입 금지 조치는 기각됐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 16강이 끝난 뒤 경기장을 떠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웨스트햄 팬이라고 말한 중년 남성이 손흥민의 차량에 접근해 "혹성탈출 DVD를 구해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 복사한 DVD를 판매한다는 조롱이 섞인 발언이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다른 축구팬에 의해 알려졌다. 영국 언론 및 전 세계에서도 인종차별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영국 공공기소국도 6개월 동안 이 중년 남성을 찾았고, 최근 체포했다.
하지만 법원은 184파운드 벌금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웨스트햄은 자체적으로 홈 경기장 출입 금지를 결정했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인종차별 근절 교육을 이수하고 재발 방지 합의서에 서명하면 이 징계도 철회가 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 내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나올 경우 몰수 경기를 선언할 수 있도록 했다. 184파운드 벌금은 그야말로 솜방망이 징계다.
손흥민은 이미 몇 차례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 2017년 3월에도 FA컵 8강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밀월 팬들이 "DVD 3장에 5파운드"라고 폭언을 던졌고, 지난해 울버햄튼전 도중에는 비하 영상이 SNS에 올라와 토트넘이 그 관중을 내쫓은 뒤 영구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