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벽돌 와르르' 부산대 합동조사 나서…학생·교수 불안 호소

23일 오후 2시 국토부·국과수 등 3개 정부기관서 부산대 미술관 합동조사 실시
부산대, 미술관과 비슷한 건축 공법 제9공학관과 제2사범관 긴급점검 실시
부산대 총학생회, 축제 일정 취소하고 추모식 개최

건물 외벽 벽돌이 무너져 내린 부산대 미술관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26년 된 부산대 건물 외벽에서 벽돌이 무너져 내려 환경미화원 한 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학생들과 교수들이 다른 건물도 안전하지 않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와 국과수 등이 공동으로 문제의 부산대 건물에 대한 합동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총학생회는 축제 일정을 축소하고 숨진 미화원을 애도하는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다.


22일 낮 부산대 장전캠퍼스 맨 꼭대기에 위치한 미술관. 전날의 사고를 말해주듯 26년 된 낡은 건물 외곽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라인이 처져 있고, 외벽에서 떨어진 벽돌 잔해가 바닥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마침 수업을 하려고 미술관 옆 또 다른 벽돌 건물인 제2사범관을 찾은 한 교수는 "학내 오래된 벽돌 건물이 많은데,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도 추가 사고가 발생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외부전문기관이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미술관 외벽이 왜 이렇게 무너져 내렸는지, 다른 건물도 전면 재점검을 실시해야 겨우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도 삼삼오오 모여 무너진 미술관 건물을 보며 웅성거렸다.

부산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2·여) 씨는 "미술관 건물은 오래전부터 금이 가고, 벽돌 일부가 이미 탈락해 있었다"면서 "2년 전부터 학생들이 학교에 건물 보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학교 측은 아무런 보수를 하지 않다가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학생 이모(22)씨는 "미술관 건물 말고도 제9공학관과 제2사범관 등 낡은 건물이 많다"면서 "미술관 사고는 앞으로 계속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 학교를 어떻게 믿고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사고가 발생한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1993년 9월 18일 준공돼 올해로 26년 된 건물이다. 현재 부산대 내 전체 109개동 건물 중 1/4 이상이 미술관처럼 20년 이상 된 건물로 알려졌다.

건물 외벽 벽돌이 무너져 내린 부산대 미술관에 접근 금지 라인이 쳐져 있다.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69개동 건물에 정밀점검을 시행했고, 문제의 미술관은 비교적 안전한 등급인 B등급을 받았다.

당시 함께 점검을 받은 제9공학관 건물은 C등급을, 예술관은 D등급을 받았지만, 별 큰 제재 없이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통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국과수, 한국시설관리공단과 함께 23일 오후 부산대를 찾아 미술관 건물에 대한 합동 정밀 점검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부산대 총학생화가 학우들 휴대전화로 미술관 사고로 숨진 환경미화원을 애도하는 공동추모식을 갖자고 보낸 문자.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이와 별개로 부산대는 자체적으로 미술관과 비슷한 공법으로 지어진 제9공학관과 제2사범관에 대한 긴급시설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 이번 사건으로 불안해 하는 것을 잘 안다"면서 "사고가 난 미술관뿐만 아니라 비슷한 공법의 제9공학관과 제2사범관도 전문가를 불러 긴급시설점검을 벌이고, 나머지 건물도 순차적으로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 당일 저녁에 예정된 대동제 행사가 취소되는 등 부산대 축제 일정이 축소됐다. 대신 부산대 총학생회는 22일 오후 6시 축제 행사가 예정된 장소에서 이번 사건으로 숨진 미화원을 애도하는 공동 추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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