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시리아 정부 인권침해…인권단체, 기밀 5천건 공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의 반체제 인사 탄압과 인권침해를 입증하는 문건 수천 건이 공개됐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시리아정의책임센터(SJAC)는 21일(현지시간) 알아사드 정권의 보안당국이 만든 기밀문서 약 5천 건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벽에도 귀가 있다: 시리아 보안 기밀문서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2011년 아랍의 봄 이전부터 정권 차원에서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고 반정부 시위의 유혈 진압을 지시했으며, 외국 언론인의 활동을 방해한 증거가 망라됐다고 AP는 전했다.

또 많은 문건에는 시위에 참여한 수배자 명단과 구금 명령은 물론 시위자들에 대한 발포 명령도 포함됐다.

2011년 3월 문건에는 계속되는 시위 상황을 고려해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중단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문건 중에는 최고 지휘관들의 자필 메모도 포함됐다. 이 메모들에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체포·구금은 물론 '필요한 것을 하라'는 모호한 지시도 담겼다. 이는 사실상 무력 사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AP는 해석했다.

다른 문서에는 프랑스계 레바논 기자를 시위 선동자로 분류하고 그녀의 입국을 막은 내용이 포함됐다.

시리아 보안 요원들이 서로 감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보안 요원이 작성한 97쪽짜리 보고서에는 다른 요원을 감시하고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정리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 문건들은 2013년 시리아 동부 락까 지방과 2015년 서부 이들립주(州)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철수하면서 버려진 것들이다.

SJAC와 국제정의책임위원회(CIJA)는 앞서 알아사드 정권 관계자들을 형사 기소하기 위해 유럽 검찰을 지원한 바 있으며, 이 문건들을 스캔해 디지털화했다.

무함마드 알-압둘라 SJAC 국장은 "이 문건들은 모든 지시가 보안당국 수장을 비롯한 최고위층에서 내려왔음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전쟁범죄와 반인륜 범죄에 대한 시리아 정부와 개인의 형사 책임을 모두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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