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도 2.6→2.4%…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내수·수출 모두 위축" 5개월만에 0.2%p 낮춰…"내년 완만히 회복돼 2.5% 안팎"
대응책으로 '재정·통화 정책의 확장기조'와 '생산성 제고' 제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조정했다.

KDI는 22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는 올해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면서 2.4% 성장한 뒤, 2020년엔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2.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2.6%에서 0.2%p 하향된 수치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연말 '2.6~2.7%'를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했지만, 비슷한 관측을 내놨던 한국은행은 지난달 '2.5%'로, OECD도 전날 '2.4%'로 잇따라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KDI는 올해 상반기에 2.1%, 하반기엔 2.6%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선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 위축을 중심으로 내수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 생산이 감소로 전환된 가운데 수출 감소와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 증가세도 빠르게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산업 투자 조정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가동률이 낮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수출 전망까지 악화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투자도 토목 부문 감소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 등 건축 부문도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민간소비는 정부 재정사업 등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수요 부진을 완충해왔지만,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하락함에 따라 증가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게 KDI측 설명이다.

글로벌 경기 역시 미국 경제의 장기 호황에 의존해 최근 2~3년간 이어졌던 개선 추세가 종료되고 성장세가 비교적 빠르게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 국내 경기의 부진한 흐름은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 기조로 다시 접근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경기 부진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재정과 통화 정책의 확장적 조합 운영'과 '생산성 제고'를 제시했다.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수요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기조가 바람직하단 것이다.

중장기적으론 생산성 제고를 목표로 경제주체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DI는 "인구 고령화로 성장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있는 만큼, 장기적인 생산성 제고를 독려하기 위한 정책 개발과 실행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공정한 시장경쟁과 법질서 확립을 통해 미래 경제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대해 정부가 합리적 대응원칙과 일관성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특히 노동시장 정책 변경에 따른 단기 부작용을 '하방위험요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의 가시적 성과 확산을 '상방요인'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정책 변경의 부작용이 성장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기초연금과 근로장려세제 같은 정책들이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개선될 개연성도 크다는 얘기다.

KDI는 "상·하방 요인에 따라 성장률도 0.1~0.2%p의 조정 여지가 있다"며 "정부 일자리 정책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실업률은 각각 3.9%와 3.8% 등 지난해의 3.8%와 비슷한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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