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보희와 녹양'(감독 안주영)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열네 살 소년 보희(안지호 분)와 소녀 녹양(김주아 분)의 무공해 성장 모험담이다. '보희와 녹양'으로 첫 장편영화에 도전한 안주영 감독은 아이들을 주제로 한 로드 무비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보희와 녹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안주영 감독, 배우 안지호, 김주아, 서현우가 참석했다.
'보희와 녹양'의 보희는 사고로 죽은 줄만 알았던 아빠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나서, 녹양과 같이 아빠 찾기에 나선다. 어릴 때 본 적 있던 배 다른 누나를 찾아갔다가, 누나의 동거남과 예상치 못하게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한다.
안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기획의도가 명확하게 있지는 않았다. 그냥 제가 이런 성장드라마를 좋아하고, 아이들을 주제로 한 로드 무비를 그려보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아빠 찾기의 여정이 녹록진 않지만, 보희와 녹양이 마주하는 어른들은 그리 나쁜 사람들만은 아니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만나는 어른들이 약간 판타지 같을 수도 있다고 저도 생각했는데, 사실 아이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실제로도 그런 일(어른이 아이를 괴롭히는)이 많은데, 그런 면을 굳이 또 제 영화에서 보여줘야 하나 했다. 유쾌하고 엉뚱한 느낌을 가져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최대한 캐릭터랑 비슷한 친구들을 캐스팅하길 원했다. 되게 운 좋게, 오디션을 몇 번 보지 않았는데 정말 이렇게 찰떡같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한두 번 보고서는 두 친구 다 결정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현우에 관해서는 "시나리오 드리면서 같이 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원래 처음에는 살짝 거절하셨다. 시나리오상에선 털이 많고 산적 같은 이미지가 묘사돼 있는데 몸이 정말 하얗고 털이 없다고, 제가 해도 되냐고 반문하셔서 캐릭터를 고치겠다고 해서 다 같이 하게 됐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자인 보희에게 조금 더 조심스러운 성격을, 여자인 녹양에게 더 거침없는 성격을 부여한 것을 두고는 "그런 젠더 역할 바꾼 것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 주시는데 딱 어떤 명백한 의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안 감독은 "사실 저는 사회에서 말하는 여성스러운 성격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는데, 그런 행동들이 발현될 때마다 어떤 잔소리나 다른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여자다움이란 누가 규정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 걸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그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밝고 싱그러운 영화 '보희와 녹양'은 오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