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 살 뺀 그린, 골든스테이트 PO 모드를 켰다

NBA 골든스테이트, 5년 연속 NBA 파이널 진출
포틀랜드에 4연승…그린과 커리 나란히 트리플더블

골든스테이트가 5년 연속 NBA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스테판 커리, 드레이먼드 그린, 알폰조 맥키니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은 소속 선수에게 엄청난 연봉을 준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가 어떻게 몸 관리를 하는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체중 관리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예전에 프랑스 출신 포워드 보리스 디아우와 이색 계약을 맺었다. 정규시즌 개막 직전, 올스타전 직후 그리고 플레이오프 개막 직전 등 총 세 차례 몸무게를 측정해 114kg 이하가 나오면 각각 15만, 15만, 20만 달러의 보너스를 주는 것이다.

다소 통통한 체형을 지닌 디아우의 몸무게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해 내놓은 일종의 당근책이다. 총액 약 6억원의 보너스를 준다는데 체중 관리를 하지 않을 선수는 없을 것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밥 마이어스 단장은 2018-2019시즌 올스타전이 끝난 이후인 2월말 소속 선수 드레이먼드 그린에게 다소 쓴소리를 했다. 체중과 몸 상태를 우려한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전했다.

그린은 마이어스 단장에게 이미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날짜를 줬다. 3월6일. 이때부터 살을 빼겠다고 약속했다.

보통 다이어트는 항상 내일부터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린은 달랐다.

술을 끊었고 기름에 튀긴 음식을 멀리 했다. 영양사를 고용해 계획된 식단을 따랐다. 구단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면서 몸무게와 함께 힘이 빠지지 않도록 신경썼다.

그린은 6주 만에 무려 10kg을 감량했다. 이 기간 결장한 경기는 없었다. '폭식'을 부르는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면서 몸무게를 줄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시건 주립 대학 시절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배웠다는 그린은 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예전보다 컨디션이 크게 나아지자 플레이오프가 개막했다.

그린은 2018-2019 정규시즌에서 다소 부진했다.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평균 득점(7.4점), 리바운드(7.3개), 3점슛 성공률(28.5%) 기록이 가장 저조했다.

특히 3점슛의 부진은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

상대팀은 정규리그 중반부터 그린의 외곽슛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수비수는 그린에게 가깝게 붙지 않았다. 외곽슛을 주더라도 보다 확률높은 상대의 공격에 도움수비를 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같은 섀깅(sagging) 수비는 효과가 컸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린은 올시즌 플레이오프 16경기에서 평균 13.6득점, 9.9리바운드, 8.2어시스트, 1.4스틸, 1.7블록슛 그리고 야투 성공률 52.1%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그린은 벌써 여러 차례 클러치 상황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포틀랜드 모다센터에서 열린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서부컨퍼런스 결승 4차전이 대표적이다.

그린은 골든스테이트가 116대115로 근소하게 앞선 연장전 종료 39.6초 전 3점슛을 성공시켰다.

상대의 더블팀 수비로 인해 슛을 던질 기회를 찾지 못한 스테판 커리는 시간에 쫓겨 그린에게 공을 건넸고 그린은 점수차를 4점으로 벌리는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연장 접전 끝에 포틀랜드를 119대117로 눌렀다. 그린은 18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2경기 연속이자 올해 플레이오프 개인 4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린은 지난 원정 3차전에서 20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수비 집중력과 공격 전개 능력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직접적인 득점 가담도 선보였다.

홈 2차전에서는 막판 결정적인 수비, 역전을 이끈 어시스트, 쐐기 득점 등 결정적인 활약을 막판에 몰아치며 역전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린은 이날 4차전에서도 고비 때마다 공수에서 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몸이 무거웠던 예전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커리는 37점 13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그린과 함께 나란히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포틀랜드에서는 센터 마이어스 레너드가 30득점을, 대미안 릴라드와 C.J 맥컬럼이 각각 28득점, 26득점씩 올렸지만 그린이 부활한 골든스테이트를 넘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는 휴스턴 로켓츠와의 2라운드 도중 주득점원 케빈 듀란트가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겪었다. 하지만 그린이 각성하고 커리, 클레이 탐슨이 주도하는 공격이 살아나면서 4경기 만에 포틀랜드를 제치고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했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는 5년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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