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문의 정치본색] 쏟아진 대북 '손짓'·입닫은 北,화답 언제?

17일 하루만 개성공단 방북승인, 800만 달러 공여
식량지원의지 구체화…체육계 인사 방북도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이용문 기자의 <정치본색-정치의 민낯을 본다>

개성공단 일대. (사진=연합뉴스)
◇임미현> 뉴스픽, 오늘은 이용문의 정치본색 시간입니다. 이용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난주에 우리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참 많이 쏟아져 나왔어요.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북신청 승인은 3년여만에 처음이죠?

◆이용문>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 이후 3년 3개월만입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북 압박 카드 일환으로 개성공단의 문을 전격적으로 닫았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그해 6월과 7월, 8월 방북을 신청했었지만 당시 정부는 아예 방북을 불허했습니다.

현정부 출범 이후에도 2017년에 한 차례, 지난해에 두 번, 올들어 2번 등 모두 5번의 승인신청에 대해 '승인유보' 결정을 내렸습니다만, 5.18 기념일 하루전날인 지난주 금요일에 기업인 29명의 방북을 승인했습니다.

통일부는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하게 됐다"며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 방북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임미현> 기업인들이 개성에 가려면 우리 정부의 방북승인도 있어야 하지만 북한의 승인들 필요한데, 아직 반응이 없다구요?

◆이용문> 네 방북승인 발표일은 물론이고 어제와 그제까지 사흘동안 북한은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임미현> 지난주에는 대북 인도지원과 관련해서도 중대한 조치가 내려졌죠?

◆이용문> 네, 정부는 WFP 세계식량기구와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라 북한 아동과 임산부의 영양지원 및 의료지원 사업을 위한 800만 달러 공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돈으로 하면 약 95억 7천만원 가까이 되는 금액인데 이돈을 북한에 직접 주는 것은 아니고 국제기구가 북한 어린이, 임산부의 영양지원을 위해 쓰도록 꼬리표를 붙여 주기 때문에 북한에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이 돈은 원래 지난 2017년 9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교추협을 열고 남북협력기금 800만 달러를 북한에 공여하기로 결정했으나 지금까지 집행하지 못해 왔던 돈입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 회의 직후 공여가 발표됐습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승인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800만 달러 공여 추진을 발표한 뒤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미현> 대북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잡혔어요?

◆이용문> 그렇습니다.

NSC 상임위원들은 그날 회의에서 대북 식량지원 문제는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또는 대북 직접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검토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이 세계식량기구(WFP)의 최근 북한식량 조사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최근 10년만에 최악이라는게 WFP 등의 조사결과입니다.

◇임미현> 이것과는 별도로 주목할만한게 하나 있죠.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같은날 평양을 방문했다구요?

◆이용문>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지난 17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박철근 사무부총장의 평양 방문을 인정하면서도 남북 단일팀 논의를 위한 방문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내 한 매체는 박 사무부총장이 17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당국자와 남북 단일팀 등 체육 교류 문제를 논의한다고 보도한 일이 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단일팀 문제는 아니라고 하긴 했지만 박 부총장은 오랫동안 남북 체육교류를 전담했고,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의를 이끌었던 경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방북이 남다르게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임미현> 이 많은 일들이 지난주 금요일 하루에 벌어진 거군요.

◆이용문> 개성공단 방북승인과 북한 아동과 임산부에 대한 800만 달러 구체적 지원이 발표됐고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추진의사를 분명히 하는 조치들이 그날 모두 이뤄졌습니다.

또 체육계 인사의 방북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4차 남북정상회담 제안 이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미현> 그런데 우리 정부가 왜 이렇게 바빠진 겁니까?

◆이용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말 방일 이전에 남북이 뭔가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생각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 즉위식에 맞춰 오는 25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 시점에 맞춰 남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임미현> 결국 북한의 반응이 중요한데, 아직이군요?

(사진=연합뉴스)
◆이용문> '조선의 오늘'이라는 대외선전매체가 제11차 한미일 안보회의 개최를 두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려는 불순한 군사적 모의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최근 열린 한미워킹그룹을 문제 삼으면서 "민족공동의 요구와 이익에 배치되는 사대적 근성, 외세의존 정책과 대담하게 결별하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국방부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도발적 언사이고 적반하장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우리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에 대해선 사흘째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임미현> 그럼 언제쯤 화답이 나올 걸로 예상되나요?

◆이용문> 이번주를 잘 봐야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조평통이나 통전부 조직의 정비가 마무리 됐다고 하는데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미가 정제된 반응을 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 기대만큼 빠르게는 아니지만 입장이 나올수 있습니다.

대북정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북측의 기류는 상황을 악화시키지도 않고 그렇다고 속도를 빨리하지도 않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분위기 자체만은 나쁘지 않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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