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로 병원 찾은 주민 200명 넘어서(종합)

"유출성분 인체 영향 줄 수 있어" 우려…한화토탈 "지역주민 등에 깊이 사과"

사고 현장. (사진=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17일 발생한 충남 서산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로 병원을 찾은 주민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18일 서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산의료원과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주민·근로자는 2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어지럼증과 구토, 안구통증을 호소했으며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촬영 등을 한 뒤 귀가한 상태다.

사고 발생 당시 공장 주변으로 심한 악취가 퍼지면서 일대 주민에게는 외출 자제 권고령이 내려졌으며 인근 지역에는 사고 발생 8시간이 지나서까지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화토탈이 있는 서산 독곶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병원에 갔다 퇴원했는데 화요일에 정밀검사를 받으러 다시 오라고 했다"며 "강아지들도 토할 정도로 심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엄청 매케한 냄새에 뿌연 연기가 자욱했다"고 했으며 서산을 넘어 경기도 평택에서도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난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환경부는 유출된 악취 유발물질이 유해화학물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와 지역 노동·환경단체들은 "비닐벤젠(스티렌모노머)은 눈, 점막,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3시쯤에는 사고가 난 탱크에서 또다시 증기가 유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화토탈은 "수증기로, 유증기 재유출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환경부, 노동청 등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사과문. (사진=한화토탈 홈페이지)
한화토탈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권혁웅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실어 "지역주민, 협력업체와 주변공단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오후 12시 30분쯤 충남 서산에 있는 한화토탈 대산공장 내 스티렌모노머 공정 옥외 탱크가 과열되면서 유증기가 유출됐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살수를 통해 탱크 온도를 낮추는 쿨링작업을 실시, 오후 2시 40분쯤 유증기 발생을 차단했다.

노동단체들은 "파업 중 사측이 대체인력을 투입해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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