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감독의 '외롭고 높고 쓸쓸한'(2017, DCP, 81분, 다큐멘터리)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영화는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 그러다가 바흐만 고바디의 '거북이도 난다'라는 영화를 보고 나도 카메라를 들고 싶었다. 그때 억압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는 삶을 담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10년째 다큐 작업을 하고 있다. 전라도 광주에 살면서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어떤 작품인가.
80년 오월 광주를 여성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 1980년 오월을 겪은 경험을 여성들이 이야기한다. 여성들은 주먹밥을 만들고, 대자보를 쓰고, 시체를 수습했으며, 가두방송을 했고, 항쟁지도부들의 밥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함께 저항하려고 했다.
80년 오월 이전과 이후를 이야기한다 : 다큐에서 자세히 깊게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80년 이전의 광주의 분위기 그리고 80년 오월 이후의 여성들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바느질의 한 땀 한 땀처럼 계속 걸어간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을 수놓는 바느질을 한다. '오월'을 수놓는 바느질을 한다. 바느질한 그 천을 들고 다른 지역의 아픔에 함께한다. 오월의 진실을 위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한땀 한땀 걸어간다. 그녀들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높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그동안 만든 다큐들이 주로 광주에서만 상영돼 왔다. 광주 밖에서 상영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쓸쓸하기도 했다. 특히 80년 광주 오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광주 외 지역에서 더 봐주기를 바랐다. 이런 기획전으로 다른 지역에서 상영할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1980년 광주의 오월을 담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생각에 짓눌려 작업도 부족한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롭고 쓸쓸하지만 높은 그녀들을 보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