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빚은 애국당 천막…'철거 vs 저지' 팽팽한 긴장

대한애국당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애국열사 추모'를 이유로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박종민기자
대한애국당이 광화문 광장에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한 채 서울시의 자진 퇴거요청을 거부하면서 이를 강제 철거하려는 서울시와 오히려 더 설치하려는 애국장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광화문광장 불법 천막을 놓고 서울시와 애국당이 17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대한애국당이 천막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해 17일 오전 이를 제지하려는 과정에서 애국당 관계자들이 바닥에 드러누웠고 일부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과 공무원 등 합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천막 쪽으로 몰려오자 애국당에서는 기존에 설치된 텐트에 대한 철거에 나선 걸로 착각해 맞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한애국당이 지난 10일 광화문 광장에 천막 2동을 설치하자 서울시는 사전에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설치된 천막을 불법으로 규정 강경대응을 예고했고 애국당에서도 강제철거에 대비하던 중이라 충돌은 이미 예견됐었다.

서울시의 강제 철거요구에 애국당이 '버티기'로 응수하면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라 이날 양측의 충돌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충돌이 빚어진 직후 CBS와의 통화에서 "불법 천막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달라진 건 없다.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한 건 명백한 불법이다"고 재차 강조, 강제철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17일 대한애국당이 보여준 대응태도로 미뤄볼 때 대한애국당에서도 천막을 스스로 철거하겠다는 의지는 읽히지 않는 상황.

이 때문에 서울시가 언제쯤 강제철거에 나설 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서울시는 비록 약간의 오해가 개입되긴 했지만, 광화문 천막이 물리적 충돌로 비화하자 추후 예기치 않은 불상사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눈치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형평성 논란을 부각시키며 서울시의 강경입장에 맞대응하고 있는 애국당의 일거수일투족을 경계의 눈초리로 지켜보는 시선도 감지된다. 섣불리 강제철거에 나섰다가 자칫 보수진영 전체의 반발을 부를 수도 있는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다.

서울시 간부가 "서울시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당장은 (철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며 이 발언에는 박원순 시장의 의중이 실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주말 대한애국당 천막에 대한 강제 철거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처음 천막을 설치했을 때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애국당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천막설치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란 인식에 변화가 없지만 강제철거가 불러올 파장을 고려해 초기에 비해 신중대처모드로 돌아선 분위기다.

서울시와 애국당 간의 물리적 충돌과 서울시 일부에서 일고 있는 신중대처론이 맞물리면서 광화문광장 텐트는 앞으로 논란을 거듭하며 장기전으로 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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