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지연된 정의, 김학의 구속영장 발부 이유는?

무죄 선고된 이재명 경기지사, 법조계의 평가는 '잘된 판결 vs 동의하기 어렵다'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예고드린 대로 권영철 대기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김학의, 이재명. 두 사람 것을 묶어서 가지고 오셨어요.

◆ 권영철> 좀 시간이 되면 문무일까지.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오늘 정말 서초동발 뉴스가 많은데 우선 김학의 전 법무차관부터 보죠. 6년 만에 구속이 됐네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 전담 부장 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면서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 전 차관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데는 최근 벌어진 심야 출국 시도 그리고 막무가내식 부인. 무조건 윤중천도 모른다 이랬잖아요. 이런 것들이 아마 이유가 됐을 걸로 보입니다. 영장 심사에서 윤중천을 아는 사람이라고 그동안의 주장을 번복했지만 구속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창살 없는 감옥에서 6년간 살아왔다고 그랬지만 이제는 창살 있는 감옥에서 살게 됐습니다.

◇ 김현정> 지난번에 권영철 대기자가 그러셨잖아요. 윤중천을 모른다고 이렇게 말도 안 되게 부인하는 건 그거 인정하고 나면 줄줄이 다 답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다. 그런데 결국 재판관 앞에서는 부인을 못했네요.

◆ 권영철> 그게 이제 본인도 그게 부인하면 증거 인멸 내지는 도주의 우려로 보기 때문에 시인은 했지만 그 시인도 잘 안다는 게 아니고 알기는 아는데 검찰 내에서는 윤중천이 위험한 사람이라고 그래서 멀리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기 때문에.

◇ 김현정> 뜨뜻미지근한 인정이군요.

◆ 권영철>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어쨌든 구속이 됐다는 얘기는 새로운 혐의가 밝혀졌다는 얘기입니까?

◆ 권영철> 김 전 차관에게 적용된 혐의가 그동안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했던 성범죄가 아니었잖아요. 이번에는 직무 관련성, 뇌물 관련 부분이었는데 사실 이런 걸 두고 지연된 정의라고 표현을 합니다.

6년을 넘게 끌어온 일이기 때문에 경찰의 최초 수사와 검찰의 1차, 2차 수사가 성폭행 또는 특수강간 혐의에 맞춰져 있었던 반면에 검찰 과거사위의 권고로 시작된 지금 검찰 수사단의 재수사는 성범죄와 함께 직무 관련성, 뇌물 수수 모두를 수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2013년 당시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겁니다.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이게 끝은 아니잖아요. 사실 구속된 거잖아요, 이제.

◆ 권영철> 구속됐고 재판도 남아 있고. 사실 구속이라는 게 유죄를 확정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도 하고요. 사실 검찰로서는 큰 장벽을 넘어선 것이지만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데 불과합니다.

두 번째 관문은 검찰이 1, 2차에 걸친 수사를 하고도 직무 관련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입니다. 당시 수사팀 중 아직 현직으로 있는 검사나 퇴직한 전직 검찰 간부들도 수사 대상이고요.

◇ 김현정> 심지어는 그때 뇌물 쪽은 아예 들여다볼 생각도 안 했다는 걸 입증하는 게 뭐냐 하면 가장 기초적인 계좌 압수 수색도 안 했다면서요.

◆ 권영철> 김학의 집이나 사무실, 계좌 추적도 안 했거든요.

◇ 김현정> 안 했다면서요.

◆ 권영철> 그런 부분들이 중요한 것이고요.

◇ 김현정> 이번에 보는 거죠?

◆ 권영철> 그걸 봤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이번에 영장이 나온 거고요. 마지막 세 번째 관문은 당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과 이중희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여부입니다.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게 핵심 아니겠습니까?

다만 성범죄 부분은 김 전 차관이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서 더 이상 수사로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나. 이렇게 관측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고 있습니까? 오히려 성범죄는 더 이상 어렵지 않겠느냐. 뇌물에 더 집중하자.

◆ 권영철> 제가 검찰 쪽에 물어보니까 그쪽은 아무리 해도 기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심증은 있어도 기소까지 나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니면 심증도 아니다?

◆ 권영철> 윤중천은 그럴 수 있지만 김학의가 직접 했다, 함께했다. 이런 증거나 증언이 없다고 그럽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김현정> 여기까지가 김학의 구속에 관한 내용들이었고 이재명 경기지사로 가보죠.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는데 그냥 당선 무효요. 그냥 벌금 100만 원 이상, 이하 이게 아니라 그냥 0원. 벌금 0원, 제로 무죄예요.

◆ 권영철> 벌금 아예 없죠.

◇ 김현정> 없는 거죠.

◆ 권영철> 아예 없는 거죠. 일부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지만 모든 혐의에 대한 무죄가 선고된 것은 예상 밖에라는 게 법조계의 반응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일부 무죄를 예상하면서도 유죄가 선고될 경우에 당선 무효형이 나올 건가, 아닌가. 여기에 관심이 집중됐었거든요.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검찰의 구형이라는 게 있지 않았습니까? 구형에는 원래 징역형까지도 있었던 거잖아요.

◆ 권영철> 징역 1년 6월. 직권 남용은 1년 6월이고 선거법 위반은 벌금 600만 원입니다.

◇ 김현정> 벌금 600에 징역까지 있었던 상황에서 0이 나올 거라는 예상을 하는 건 쉽지 않았거든요.

◆ 권영철> 전혀 무죄라고 보기는 좀 그런 점이 있었는데 이재명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네 가지 아니었습니까? 네 가지 모두 무죄가 선고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 권영철>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으니까 검찰의 기소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1심 판결이 났다고 해서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2심에서 2라운드가 벌어질 겁니다. 검찰 수사는 상당히 강도 높게 진행이 됐거든요. 수사 과정에서 여당인데 비주류라고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으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쪽에서, 법조계에서. 여당이기는 하지만 비주류니까. 심지어 대통령 후보 때 같이 경쟁했던 사람이니까 더 가혹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

◆ 권영철> 그러니까 이재명 경기지사하고 경선을 했던 사람이 전해철. 이른바 3철로 불리고 했던 사람이었고 하다 보니까 비문이고 비주류니까 이재명이 너무 가혹하게 수사하는 것 아니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검찰이 상당히 강도 높게 수사를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상당히 강도 높은 수사를 했던 게 맞다. 그랬던 이유는 검찰이 불기소할 경우에 제정 신청이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강도 높게 수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무죄에 대한 지금 검찰의 반응이었고 법조인들의 평가는 어때요. 이례적인 게 맞기는 맞죠?

◆ 권영철>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고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법리적으로 무리가 없는 잘된 판결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김현정> 하나하나 평가와 그 근거를 들어보죠.

◆ 권영철> 중견 변호사 A씨라고 하겠습니다. 이 A 중견 변호사는 "재판은 이렇게 해야 된다. 무죄 추정의 원칙과 불고불리의 원칙에 충실한 판결"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얘기입니까?

◆ 권영철>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판결과 대조적인 판결인데 이 사건 판결은 그냥 쟁점별로 신빙성 판단을 하는데 김경수 지사 판결도 이렇게 했더라면 판단이 완전 달라졌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문서에 적힌 것에만 충실히.

◆ 권영철> 공소장과 법정에서 얘기된 것만 가지고 판단해야 된다.

◇ 김현정> 그 외에 어떤 판사의 추정이 들어가면 안 된다라는 거예요.

◆ 권영철> 그렇죠. 판결문이 98페이지에 이르는데요. 여기에 자주 나오는 게 공소장 일본주의라는 게 나옵니다. 그러니까 저 사람의 범죄 혐의를 의심하게 할 정황 증거들은 다 빼라. 죄가 되는 것 얘기하는 공소장대로만 얘기하라는 그런 얘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공소장 일번주위라는 원칙.

◆ 권영철> 일본, 일본주의. 일본, 공소장 하나에 모든 게 담겨야 된다. ( * 공소장 일본주의란 = 공소를 제기함에는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며, 공소장에는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폐단이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하여서는 아니된다. 이와 같이 공소제기시에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공소장 하나이며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는 물론 법원에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것은 증거가 아니라도 제출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공소장일본주의라고 한다. 이는 당사자주의소송구조(當事者主義訴訟構造)와 예단배제(豫斷排除)의 법칙과 공판중심주의(公判中心主義)에 그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원칙의 예외가 인정된다. 즉 약식절차의 경우이다.- 법률용어사전)

◇ 김현정> 일번이 아니라 일본주의. 그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잘된 거다. 이게 A 변호사.

◆ 권영철> 현직 중견 판사 B는 "법리상 무리 없는 판결로 보인다. "직권 남용은 미수 처벌이 없어서 검찰이 쪼개기 기소를 했는데 쪼개기 기소가 직권 남용 기수에 이르지 않은 부분도 이해가 되고, 공직 선거법을 엄격하게 해석한 건 바람직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 B 판사는 "이재명 지사가 형을 강제 입원시키려는 시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하게 입원에 성공한 것은 아니고. 그러니까 미수니까 처벌이 불가능하고.

◇ 김현정> 미수 불처벌.

◆ 권영철> 불법 입원이라는 인식이 없었으므로 불법 입원을 시도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한 게 허위 사실 적시라고 볼 수 없다고 본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반대되는 의견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 권영철> C 변호사는 "친형 정신 진단 등과 관련한 직권 남용과 공직 선거법 위반 부분과 관련한 재판부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재명 시장이 시장으로서의 지위, 영향력, 직권을 이용해서 의사나 관련 공무원 등이 정신 보건법에 따라 적법하게 친형을 강제 입원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식으로 시장이 먼저 정신 질환이 있다면서 정신 보건법에 따른 절차를 진행하게 되면 특정인을 합법적으로 격리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 이게 좀 정신 보건법에 의도한 바가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담당 검사는 항소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더라고요. 강한 반발.

◆ 권영철> "판결이 잘 납득이 안 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게 검찰 반응이고요.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친형 강제 입원 시도와 관련한 이 지사가 친형 고 이재선 씨에 대한 조울병 평가 문건을 본인이 고쳐주고 도장까지 받아오라고 했다. 이런 걸 무죄로 하는 게 말이 되겠나?"라고 했고, 검찰 핵심 관계자는 "이 판결은 완전히 엉터리다. 어떻게 저런 논리가 가능한지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얘기까지 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말입니다. 양승태 지난번에 그거 얘기하셨었잖아요. 양승태 나비 효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연장선상으로 보는 그쪽 입장은 뭐예요?

◆ 권영철> 실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사법 농단이 되면서 법원의 재판이 상당히 엄격하게 보고 있는 기류가 좀 확산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공소장일본주의' 이런 것도 사실 이 사람이 죄를 저질렀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황 증거들도 장황하게 검찰이 제출해 왔거든요. 그거 문제 없이 받아서 유죄를 선고해 왔는데 이제 그런 거 하지 마라는 게 기류가 있는 거고요.

◇ 김현정> 그게 양승태 나비 효과라 부르는 이유는 그러면 이제 양승태 재판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권영철> 해야 되죠.

◇ 김현정> 그럴 때를 고려해서 이런 식으로 흐름이 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 거예요?

◆ 권영철> 그런 점도 있지만 원래 재판은 이렇게 해야 된다는 건 맞는데 그동안 그렇게 하지 않다가 사법 농단 이후에 뭔가 기류가 변한 것 아니냐. 이게 법원이 그걸 의식해서 다른 분야에까지 확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검찰이 구형했는데 무죄, 제로 무죄가 나오는 건 쉽지 않은. 많이 안 봐오던 거니까 그런 얘기까지 나오는 거군요.

◆ 권영철> 어쨌든 재판의 판결이라는 게 판사가 법률과 양심에 따라서 하는 거잖아요. 그거에 따라서 법률로 볼 때 이건 무죄다라고 판단하면 무죄가 되는 것이고 검찰이 무죄에 문제가 있다고 보면 항소해서 항소심에서 2라운드가 벌어지면 되는 겁니다. 이게 법리적으로 절차적으로 따라가면 되는 것이지 이 사람이 왜 이랬을까. 정치적 영향을 받았을까.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은 그동안의 법원 재판이 그래왔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이렇게 바뀌게 되지 않겠나. 바뀐다면 그게 바람직하게 가는 겁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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