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이인영, 맥주 잘 사주는 형님"…얼음정국 녹일까

각 당 원내대표에 취임인사
이인영·나경원에 '호프미팅' 제안
국회정상화·추경안 등 논의될 듯
패트 사과 놓고는 서로 하라며 신경전

바른미래당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원내 교섭단체 대표회담을 제안하며 이들 사이를 연결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꽁꽁 언 정국을 녹일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인사를 돌았다. 가장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찾아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었다.

이 자리에서 오 원내대표는 "이제 각 정당의 원내대표들이 세팅됐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이 장외로 나가 있기 때문에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끔 하는 데는 이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한 것을 거론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맥주 잘 사주는 형님'으로 자리 만들어주면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머리 맞대고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두 원내대표님 사이에서 심부름하는 일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께서 저보다 오 원내대표에게 더 잘 사주실 것 같다"면서 "호프타임 이런 것 굉장히 좋다. 언제든지 격의 없이 만나자"라고 화답했다. 또 "20대 국회 4년 차에 키맨이 등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비공개 면담에선 오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국회정상화를 위해 민주당이 한국당에 먼저 손 좀 내밀어달라"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찾았다. 양 측은 과거 새누리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무리하게 강행했던 과정을 사과하고 나 원내대표님이 그걸 흔쾌히 받아주시면 국회 정상화될 수 있는 물꼬가 트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원내대표와의 '호프타임'을 논의해달라고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호프미팅 한번 하죠, 뭐"라며 "바른미래당 오신환 체제가 국회를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상당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제안대로 교섭단체 3당 대표회동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사과와 한국당의 조건 없는 국회 복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의 사과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얼음 정국이 녹기까지 한동안 줄다리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과는 물론이고 유감 표명도 할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국회 선진화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이해찬 대표도 앞서 “국회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한국당이 먼저 정중하게 사과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라고 역공했다.

한편 오 원내대표는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문 의장에게는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듣고 "저희 당이 극심한 갈등 속에서 새롭게 변화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주신 말씀 잘 새겨들어서 국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에게는 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의 출당을 요구받고 "당내 의견을 구해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에게는 "집을 나가 헤매는 한국당이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말을 듣고 "국회를 정상화해서 선거제·사법개혁 이루는 데 제 정당이 합의를 이뤄내는 역사를 만들 때 국민들이 박수칠 것"이라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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