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연구원장은 문 의장과 만난 후 "민주연구원장으로 부임해 여의도에 온 김에 존경하는 정치선배께 인사 왔다"며 "문 의장이 최근 정치상황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다"고 만남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 선배에게 여의도 정치 복귀 인사를 했다는 설명이다.
양 원장은 이어 "의장께서 집권여당이 정책과 비전 등 수준 높은 담론들을 차분히 잘 준비해달라고 격려했다"고 했다.
문 의장과 양 연구원장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장과 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같이 일했던 사이다. 이번 만남도 양 원장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이런 인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양 원장은 이번 만남의 정치적 의미를 묻는 질문에 "저한테 양비양비하는데 비서관 임명장 주신 분"이라며 "당연히 여의도에 왔으니까 부임 인사 온 것이고, 자연스럽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억여행도 했다"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한 당의 싱크탱크 정도인 민주연구원의 장이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다른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인데, 단순히 개인적인 친분만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하기에는 직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양 연구원장이 받고 있는 '친문 실세'라는 영향력이 문 의장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단순히 연구원장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각계각층과 두터운 인맥을 지닌 '실세'인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의장실도 애초 개인적 만남이어서 비공개 일정이었던 해당 일정이 언론에 알려지자 부랴부랴 공개 접견으로 바꿨다고 한다. 양 원장에 대해 쏟아지는 관심에 의장실도 각종 구설수에 오르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 의장실 관계자는 "개인적 만남이었지만,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개 접견으로 바뀐 것"이라며 "아예 비공개로 했다면 더 이상하게 비춰질 수 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