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탈 해제' 한지현 "후회와 반성…신인 자세로 임하겠다"

기업은행으로 돌아온 한지현. 하지만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팬들의 비난은 당연하다.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더 노력하겠다."

리베로 한지현(IBK기업은행)이 다시 운동화 끈을 조였다. 잘못된 행동을 범한 것에 대한 변명은 없었다.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마음이다.

2017~2018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한지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기업은행과 연봉 8천만원의 계약을 맺고 팀을 옮겼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1일 GS칼텍스와 경기 이후 팀을 떠났고 결국 12월 '임의 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이정철 전 감독의 후임으로 기업은행 2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우재 감독은 리베로 보강을 위해 한지현을 다시 호출했다. 팀에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지현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15일 기흥에 위치한 기업은행 체육관에서 만나 한지현은 "처음 복귀 연락을 받고 구단과 감독님이 팬들에게 비난받고 팀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돌아가겠다고 말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한지현은 이어 "감독님이 '서로서로 도우면서 해보면 괜찮지 않겠냐'는 말을 해주셨다. 팀 언니들도 '한 번은 실수지만 다음에 또 그러면 안 된다. 같이하자'고 말해줬다. 밖에 있는 동안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복귀에 대한 우려, 그리고 비난도 적잖다. 이에 한지현은 "비난받을 행동을 범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난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운동에 집중하겠다. 오랫동안 쉬었고 팀을 떠나 있던 시간만큼 더 노력하고 잘해야 한다.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훈련에 임하겠다. 자존심 부릴 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한지현과의 일문일답.


▶ 임의탈퇴 기간 동안 어떻게 지냈나?

= 배구 지도자 자격증을 준비했다. 실업팀 입단도 타진했었다.

▶ 쉬는 동안 운동은 어떻게 했나

= 사실 거의 못 했다. 집 근처 헬스장에서 웨이트를 소화한 정도다. 친구 따라 동호회 배구에 1~2회 정도 참가했다. 배구를 하다 보면 계속하고 싶으니까 다른 쪽에 시선을 뒀다.

▶ 임의 탈퇴 처분을 받았을 당시 부모님 반응은?

= 많이 속상해하셨다. 어머니는 눈물도 보였다. 1~2달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네 인생이니 잘 선택해라. 다만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셨다.

▶ 팀 복귀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은?

= 처음 연락을 받고는 선뜻 돌아가겠다고 말을 못 했다. 구단과 감독님이 팬들에게 비난받고 팀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서로서로 도우면서 해보면 괜찮지 않겠냐'는 말을 해주셨다. 팀 언니들도 '한 번은 실수지만 다음에 또 그러면 안 된다. 같이하자'고 말해줬다. 밖에 있는 동안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 복귀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팬들의 비난이 거세다

= 비난받을 행동을 범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난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 팀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 누구보다 같은 포지션인 박상미가 가장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박)상미한테는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생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더 신경 쓰고 있다.

▶ 마음가짐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운동에 집중해야 한다. 오랫동안 쉬었고 팀을 떠나 있던 시간만큼 더 노력하고 잘해야 한다.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훈련에 임하겠다. 자존심 부릴 때가 아니다.

▶ 막상 팀에 돌아오니 어떤가

= 솔직히 부담감이 크다. 팀을 떠났던 만큼 과거보다 두 배 이상으로 보여줘야 한다. 상미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고 감독님이 다시 연락을 주셨다. 사실 팀 분위기가 제일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 임의 탈퇴 이후 기업은행 경기를 봤나?

= 5라운드까지는 봤다. 경기를 보면서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트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보다 팀이 이기고 선수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있었어야 했는데'라는 마음이 들었다. 경기를 보러 가고 싶어도 경기장에 가면 안 되니 집에서 가까운 수원을 찾아 종종 배구 경기를 지켜봤다.

▶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 잘못한 부분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팀에 다시 들어온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팬과 구단을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저를 믿고 불러준 감독님과 구단, 그리고 선수들에게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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