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MC달지 (래퍼, 빛가온 초등학교 이현지 교사)
(노래- 잔소리) 지금 이 랩을 하고 있는 주인공. 애정 담긴 잔소리의 주인공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가사를 보면 이래요.
‘누군가를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건 강하고 멋있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거. 비록 겁이 많을 수는 있지만 비겁하지는 말자.’
제목이 잔소리. 요즘 아이들 랩 참 좋아하죠. 사실은 랩 좋아한다는 거 잘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랩을 직접 해가면서 어른들이 소통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랩을 하는 바로 이 교사입니다. 그런데 잠깐 들어보셔서 아시겠지만 아마추어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요. 대체 이분의 정체는 뭔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경기도 빛가온초등학교 이현지 선생님입니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현지> 안녕하세요.
◇ 김현정> 보통 래퍼들은 자기 본명 말고 예명 많이 쓰잖아요. 이현지 선생님은?
◆ 이현지> 저는 달지라고 합니다. 보름달을 좋아해서요. 본명이랑 달이랑 섞어봤어요.
◇ 김현정> 달지. 그러면 MC달지. (웃음) 몇 학년 선생님이세요?
◆ 이현지> 저는 2학년 아이들 지금 가르치고 있습니다.
◆ 이현지> 저 올해가 5년차예요.
◇ 김현정> 5년차. 그러면 도대체 언제부터 이 랩을 이렇게 시작하신 거예요?
◆ 이현지> 랩은 대학교 동아리 때 조금 취미로 시작한 건데요. 선생님 되고 나서 직장인 음악 모임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래서 거기서 조금 본격적으로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원래 꿈은 선생님이고 랩은 취미였는데 지금 취미 이상으로 말하자면 호응을 얻고 잘하고 계시는 선생님이에요.
◆ 이현지> 감사드리죠.
◇ 김현정> 이게 희한한 것이 사실은 랩 하면 조금은 반항, 사회 비판, 규격에서 벗어난 이미지 같은 게 있는데 혹시 학교나 학부모들이 조금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으세요?
◆ 이현지> 되게 신기해하세요. 그런데 제가 적은 가사나 이런 거를 보시면 사실 문학적인 요소가 많다 보니까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해서 조금 생각이 바뀌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아이들 반응은?
◆ 이현지> 너무 좋아하죠. 아이들이 워낙 유튜브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래서 아이들이랑 같이 음악을 작업한 것도 있고.
◇ 김현정> 지금 2학년 아이들도 선생님의 정체를 압니까?
◆ 이현지> 네, 다 알더라고요. 만나기도 전부터 다 알고 있었어요. (웃음)
◇ 김현정> 만나기 전부터? 2학년. 그러니까 이 아이들 반에서 배정받아 만나기 전부터? (웃음)
◆ 이현지> 알더라고요. 제 이름보다 달지라는 랩네임을 먼저 아이들이 얘기하면서 그분 맞냐고 해서 되게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 김현정> 요즘 우리 아이들 최대 고민은 뭐예요, 선생님?
◆ 이현지> 아이들의 최대 고민이요. 숙제, 학원. 요즘 워낙 아이들이 학습량이 많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도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그 아이들을 위한 어떤 답이랄까요? 뭔가 해법 같은 것도 혹시 랩으로 만들어놓으신 거 있어요?
◆ 이현지> 최근에 나온 잔소리라는 노래가 있는데 사실 저는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지내는 거나 혹은 공부 열심히 하는 거. 이런 거 아무리 선생님들이 많이 얘기를 해도 아이들이 다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조금 어렵잖아요. 항상 같은 잔소리를 하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가사로 써서 노래를 냈던 곡이 하나 있어요.
◇ 김현정> 그게 아까 제가 잠깐 맛보기로 들려드렸던 그 곡이군요, 잔소리.
◆ 이현지> 네, 앞에 나온.
◇ 김현정> 사실 이게 쉬운 일은 아닌 줄 압니다마는 조금만 생방송으로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라이브로?
◆ 이현지> 네.
◇ 김현정> 큐를 좀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색하실지 몰라서. MC 달지입니다. 잔소리! (웃음) 큐.
◆ 이현지> ‘얘들아 종쳤다. 얼른 자리에 앉아. 책상 줄 맞추고 교과서 좀 꺼내봐. 복도에서 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지. 지각 좀 하지 말고 숙제 좀 해 오라고. 공부 열심히 해야 돼, 후회 안 하려면. 그런데 책이 다가 아니야, 진짜 행복하려면. 너 자신에 깊게 공부해야 해. 내 행복을 만들어갈 길을 고민해야 돼.’ 여기까지 할까요.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와 (웃음) 저랑 대화하실 때는 굉장히 뭐라고 해야 되지? 여리여리한 목소리셨는데.
◆ 이현지> 민망하네요. (웃음)
◇ 김현정> 랩을 딱 시작하시니까 완전히 달라지시는데, 목소리 톤이?
◆ 이현지> 아, 부끄럽네요, 되게. 민망하네요.
◇ 김현정> 정말 프로의 냄새. 이런 식으로 잔소리하면 아이들이 잔소리로 안 느낄 것 같은데요.
◆ 이현지> 교실에서 래퍼의 모습을 최대한 많이 드러내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영상을 자주 보여주기는 해요. 그러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면서 가사도 같이 따라 불러주고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서 약간 기분이 좋네요.
◆ 이현지> 그렇습니다.
◇ 김현정> 몇 위 정도 예상하세요? 너무 이른가, 이런 거 질문드리기에?
◆ 이현지> 저는 정말 딱 그냥 나가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예선 딱 붙어서 도전하는 모습을 아이들한테 조금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만 딱 초반에만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은 우리 선생님이 더 올라가기를 바랄 것 같은데요?
◆ 이현지> 사실 조금 겁이 나서... (웃음)
◇ 김현정> 겁이 나세요?
◆ 이현지> 네.
◇ 김현정> 어떤 면이요?
◆ 이현지> 워낙 실력이 좋으신 분들이 많으니까요.
◇ 김현정>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조금 더 잘 되셨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은 있습니다마는. 알겠습니다. 선생님, 혹시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메시지로 전해 주고 싶습니다 하는 게 있다면 오늘 뉴스쇼에서 그 부분을 랩으로 해 주시면 저희가 자연스럽게 선생님 곡으로 오버랩을 시켜보면. 그러면서 인사를 하면 멋있을 것 같아요.
◆ 이현지> 네.
◇ 김현정> 어떤 곡?
◆ 이현지> 그러면 그전에 작년에 제가 저희 반 아이들이 피처링을 해서 다시 만날 때라는 곡을 발매한 적이 있어요.
◇ 김현정> 아이들이 같이 노래를 불러줬어요?
◆ 이현지> 네. 후렴에 아이들이 노래를 같이 불러줬고요. 저는 아이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조금 진지하게 담았던 곡이 있는데 그거 그 부분 한번 해 볼까요?
◇ 김현정> 이현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보내는 그 메시지 다시 만날 때까지 들으면서 선생님하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현지>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그저 너의 삶에 행복 한 줄기를 더해 주는 것. 잊혀지더라도 나는 괜찮아. 너의 삶에 더 큰 행복 있어야 내가 지워지는 것. 나는 언제든 네 편이 돼줄게. 혹여나 세상이 널 아프거나 슬프게 할 때.’ (제목 - 다시 만날 때)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