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위험신호…지방소재 제2금융권이 '구멍'

자영업자 이용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
개인사업자대출 405.8조원, 전분기 대비 11% 증가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지방소재 제2금융권 연체율 높아
금융위 "대출 건전성 관리, 취약 차주 지원 필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경기침체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소재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 경제침체 상황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한 대출 연체율 증가가 금융권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섰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손병두 사무처장 주재로 열린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 점검회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84%로 지난해 말 0.75%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또,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5%로 지난해 말에 비해 0.1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은 405.8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 대비 11%p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자영업자의 경우 개인사업자대출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도 같이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두 대출의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다는 것은 자영업자의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이렇게 상승한 데는 금융회사들이 지난 수년간 개인사업자대출을 가파른 속도로 늘리는 과정에서 상환 능력 심사가 느슨하게 이뤄졌고 시차를 두고 부실이 현재화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다 부동산 폭등의 여파로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제1금융권의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문턱이 낮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등 제2금융권을 찾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올 1분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 금융권 평균인 0.84%에 비해 크게 낮았지만 제2금융권의 연체율은 1.88%에 달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마찬가지로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0.38%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제2금융권의 경우 연체율이 2.14%를 기록했다.

특히 제2금융권, 그 가운데서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지방 소재 금융사들의 연체율이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같은기간 3.70%에서 3.85%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지방 소재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12%에서 7.75%로 1.63%p나 늘었다.

상호금융도 마찬가지로 수도권 소재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0.90%에서 1.29%로 늘어났지만 지방소재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1.65%에서 2.40%로 증가폭이 2배에 달했다.

결국 우리 경제가 불황의 길목에 들어서며 가장 취약한 계층인 자영업자, 특히 지방소재 자영업자의 상황이 보다 어려워지고 있고,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는한 앞으로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전반적인 연체율 수준은 예년에 비해 안정적"이라면서도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건전성 관리와 취약 차주에 대한 지원에 정책적 노력과 관심을 한층 더 쏟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은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금감원, 신용정보회사 등이 함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세부 유형별로 취약 요인 및 상호 연계성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또, 과거 부실화 된 대출의 이력을 추적해 대출의 어떤 특성이 부실화를 야기했고, 경기 민감도가 높거나 저신용층이 주로 이용해 상대적으로 취약성이 큰 대출 유형을 식별할 예정이다.

동시에 다중채무자와 과다채무자와 같이 대출유형-업권 간에 리스크를 전파시킬 수 있는 연계고리를 분석해 위험전이 네트워크를 파악할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