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연대' 없다지만…정계개편 변수 돼버린 바른미래

오늘 원내 경선 앞두고 한국당, 민평당 양측서 제기
국민의당계, 바른정당계 '화합' 힘든 당 상황 반영
선거 결과에 따른 패스트트랙 '향배' 촉각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미래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연대와 통합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당 바깥에서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를 각각 끌어당기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점의 측면에서 바른미래당의 15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제기돼 배경이 주목된다.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기호 1번), 국민의당 출신 김성식(2번)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되는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통합이 쉽지 않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반드시 과반 의석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과거의 악연을 씻고 보수 진영이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발언은 황교안 대표에게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외연 확장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문재인 정권 2주년 평가와 2020년 총선'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 "문 정부 2년은 좌파 사회주의 정책으로 국민 각층, 특히 서민과 청년층의 삶이 더 고단해진 국정 참사의 2년이었다"며 "총선 때 문 정권을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선 한국당도 과거의 악연을 씻고 총단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과거의 악연'이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옛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했던 사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 자신도 바른정당의 창당을 주도했지만, 대선 전후로 자신과 측근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유승민 전 대표 등 현재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바른정당 계열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복당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에서도 유성엽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 '제3지대론'을 다시 강조하며,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 원내대표는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바른미래당도, 평화당도 차기 총선에서 전멸"이라며 "현재 눈치보기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뿐이지, 공멸을 피하기 위해선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가 지칭하는 통합의 대상은 바른미래당 내 옛 국민의당 출신 혹은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다.

김 의원과 유 원내대표는 각각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계열과 국민의당 출신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이 같은 통합 메시지는 바른미래당이 지난 8일 김관영 원내대표의 퇴진을 이끌면서 "통합과 연대는 없다"는 선언을 했음에도 나온 것이다. 유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같은 국민의당 출신의 김성식 의원은 "뜬구름 잡기 식의 얘기가 의미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제3지대론은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 역시 지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제3당의 세력을 키우는 일은 여전히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형태의 외연 확장하는 그런 노력들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통합의 주장이 현재로선 각 진영의 비주류들이 제기하고 나선 것이어서 실제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의 경우 한국당에서 비주류인 비박계에 해당되고, 민평당 역시 범(凡)여권 내부에서 지분이 크지 않은 군소정당이다.

한편 군소정당들의 자구책으로 평가받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역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과 향후 정계 개편 과정에서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김 후보 모두 패스트트랙에 대한 원천적인 반대는 아니어서 원점 재검토는 쉽지 않겠지만, 두 사람 모두 김 원내대표의 사‧보임을 원상 복구하겠다는 공약을 하고 있어, 사법개혁특위 간사들이 복귀할 경우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에서 민주당과 적지 않은 입장차가 생겨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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