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플레이 유료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왓챠플레이에서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를 보던 중 불법공유 자막과 왓챠플레이 서비스 자막이 동일한 것을 발견했다고 알렸다.
이 이용자는 "(왓챠플레이 자막과 불법공유 자막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완전 똑같더라. 정말 충격이었다. 내가 매달 내는 이용료를 받으면서 불법자막을 서비스한다니.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캡처한 '트리 오브 라이프' 장면을 보면 '가르켜주었다' '자기 좋을 데로' 등 맞춤법이 틀린 자막은 물론이고, 공식 번역가가 작업한 자막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번역투 자막들이 연속돼 나온다. 그는 한 화면에 나오기에는 너무 긴 세 줄 짜리 자막, 보통 문장 끝에 찍히지 않는 마침표 등도 지적했다.
해당 영화는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지난 3월 다국적 OTT 업체인 넷플릭스 역시 오리지널 시리즈 'OA' 파트2 오역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이용자들은 다수 오역을 발견해 번역기를 이용한 자막이 아니냐며 비판했고, 현재 'OA' 파트2는 자막 수정을 거쳐 서비스되고 있다.
OTT 기업들의 이 같은 실수에 이용자들의 불만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이용하는만큼, 자막 서비스 등 기본적인 품질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철저한 사전 검수가 필요하다는 비판이다.
한 네티즌(닉네임:Jsi*****)은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개인이 불법으로 올리는 자막을 소비자가 정식 페이를 하는 서비스에 쓴다는 게 말이 되나. 이건 거의 신고감"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네티즌(닉네임: 니**)은 "맞춤법, 띄어쓰기도 엉망진창이다. 예전에 일반 네티즌이 번역한 일본드라마 자막을 멋대로 가져가 서비스한 업체도 있었다던데, 저것도 그런 류가 아닐까 싶다. 왜 내 돈을 써가면서까지 저런 자막을 왓챠플레이나 넷플릭스에서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왓챠플레이 측은 14일 CBS노컷뉴스에 테스트용 자막이 그대로 서비스됐음을 인정하면서 차후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왓챠플레이 관계자는 "2016년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 번에 많은 작품이 올라가다보니 자막에 대한 사전 검수가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블루레이로 영상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테스트로 자막을 넣었었는데 잘못 올라와 서비스됐던 상황"이라고 불법공유 자막이 영상에 삽입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보통 작품 공급처에서 주는 자막을 사용해서 자막 변경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공급처에서 다시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트리 오브 라이프'의 경우 이미 번역을 맡겼던 자막이 있는데 혹시 또 이런 경우가 있나 검수 중에 있어 그게 끝나면 서비스가 재개될 거다. 품질 관리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