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감독의 '구르는 돌처럼'(2018, DCP, 65분, 다큐멘터리)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학부 시절 영화연출을 전공하고 극영화 기반의 편집 일을 중심으로 하던 중, 2006년 '우리 학교'라는 장편 다큐멘터리의 조감독을 시작으로 2013년 '자 이제 댄스타임'의 공동제작까지 다양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경험했다. 2015년에 '야근 대신 뜨개질'이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동시에 웹 기반의 단편 시리즈인 엄마 인터뷰 프로젝트 '엄마의 역사' 작업을 했다. 오랫동안 청소년들과도 함께 작업해오고 있다.
▶ '구르는 돌처럼'은 어떤 작품인가.
이번 반짝반짝전에서 상영하게 된 '구르는 돌처럼'은 그 연장선에 있는 작업물로, 지금까지 만나왔던 청소년들과의 경험, 공간, 동료들에 대한 생각들을 주인공인 남정호 선생님을 통해 확장시킬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 남정호 선생님은 50여 년 동안 춤을 춰 오고, 35년간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치는 무용가다. 극중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의 정년퇴임을 앞둔 남 선생님이, 비제도권에서 다양한 삶을 사는 10대, 20대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 8일 동안 춤을 추면서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다. 서로 다른 세대, 다른 환경, 제각각의 몸들이 함께 구르는 돌이 되어 가는 과정이 나온다. 자신을 긍정하고 다른 사람을 알아채는 일이 지금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봤으면 한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반짝반짝전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어렵게 영화를 만들고 이제 더 이상 상영될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전 작품이었던 '야근 대신 뜨개질'의 극장 개봉 과정을 경험하면서 독립영화 전용극장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가 매일매일 절감했다. 이런 공간이 있기에 이런 기획전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르는 돌처럼'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발견한 것이 있다. 혼자서 버티며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불안함 속에서, 서로의 모습에 영감을 받기도 하고 희망을 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의 자극이 되어 결국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동력을 만들어내며 순환하는 것이 가지는 힘이었다. 독립영화 전용관과 독립영화 작업자들,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사라지지 않고 일상의 힘과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