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 고객인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은행들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이자이익'에 있다.
◇ 이자이익 10.1조, 전년 동기대비 0.4조↑
다만, 자회사투자지분 손실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이익이 0.8조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는 올 1분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이 -0.3%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는 등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거둔 실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실적이 은행들의 깜짝놀랄만한 혁신이나 눈물나는 노력을 통한 것이라기 보다는 소위 '이자장사'를 통해 손쉽게 벌어들인 수익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10.1조원으로,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기상황이 괜찮았던 전년동기 대비 0.4조원 증가했다.
국내은행은 지난해 40.5조원의 이자이익을 거두며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경기악화가 불보듯 뻔한 올해도 이같은 역대급 실적 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선진금융 외치면서…비이자 수익 신흥국 절반수준
선진국 은행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30~50%에 이르고, 신흥국 은행의 비이자이익 평균도 20%대 중반에 달하지만 국내은행은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은행들은 저마다 이자이익 비중을 줄이고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영업형태를 혁신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영혼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은행들이 겉으로는 비이자이익 확대를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이자놀이'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국내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대출금리 적용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에 대한 금리 적용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한 뒤 "은행은 이자이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금리적용을 통해 국민 대다수의 이자부담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