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8:55)
■ 방송일 : 2019년 5월 10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종대 (정의당 의원)
◇ 정관용> 어제 북한이 닷새 만에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또 발사했죠. 어떤 의도일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 연결합니다. 김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종대>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궁금한 게 미사일 가운데 탄도미사일은 뭐예요?
◆ 김종대>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은 표적을 정해가지고 하나의 궤도를 따라서 (날아가는), 탄도라는 건 궤도라는 뜻입니다. 그 궤도를 따라서 자체 엔진에 의한 추력으로 비행하는 일종의 어떤 폭발체. 이걸 미사일이라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같은 미사일이라 하더라도 탄도미사일이 아닌 미사일이 있어요.
◇ 정관용> 그건 뭐예요?
◆ 김종대> 그건 순항미사일이라고 이건 굉장히 고도가 낮고 탄도가 정해진 게 아니라 제멋대로 막 지형지물을 피해서 가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는 순항미사일, 크루즈미사일이라고 해가지고 이건 다른 미사일인데 이건 속도가 느리고 좀 작습니다. 그런데 탄도미사일은 대규모의 무거운 탄도를 달 수 있기 때문에 UN안보리에서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은 갖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탄도미사일만 관심을 갖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중장거리 미사일 가운데는 탄도미사일 아닌 순항미사일은 없는 거죠?
◆ 김종대> 오히려 순항미사일이 거리는 더 멀리 1000km 넘게 나가는 경우도 있고. 우리 한국군이 갖고 있는 순항미사일이 1000km가 넘습니다. 반면에 탄도미사일은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다양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원리대로 궤도를 따라서 엔진의 출력에 의해서 비행하는 그런 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결정적인 것은 탄도미사일이 더 무거운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 김종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대목이 중요하군요.
◆ 김종대> 무거운 미사일이 산을 피해 지형지물을 자유자재로 갈 수 없지 않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군당국은 단거리미사일이라고 불렀고 미국에서는 탄도미사일이라고 불러요. 이건 왜 그럴까요?
◆ 김종대> 그러니까 우리는 단거리 발사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단거리 발사체는 발사된 게 대포일 수 있고 미사일일 수 있고 모든 걸 다 그냥 뭉뚱그려서 퉁치는 개념이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 군 당국이 4일 날 발표한 건 단거리 발사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어제 발사한 것에 대해서는 단거리 미사일이다 이렇게 표현했거든요. 그러면 여기서 중대한 모순이 발생합니다. 4일 날 쏜 거하고 어제 쏜 게 그러면 다른 거냐. 이렇게 달리 표현할 수 있는 거냐? 그거는 지금 대체적으로 나오는 정보로 봤을 때는 다른 게 아니라 같은 걸 하나는 서쪽에서 쐈고 한쪽에서는 동쪽에서 쏜 거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서쪽에서는 좀 멀리 쐈을 뿐이고 동쪽에서는 가깝게 쏜 것인데 지금 거의 유사한 무기체계를 쓴 거 같거든요. 소위 말하는 과거 소련에서 운용을 했던 이스칸데르 북한판을 갖다가.
◇ 정관용> 이스칸데르 북한판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이것은 멀리서 쏘건 가까이서 쏘건 간에 동해에서 쐈건 서해에서 쐈건 간에 똑같은 미사일이거든요. 그러면서 달리 이야기할 수가 없는 거다.
◇ 정관용> 알겠어요. 이스칸데르 북한형 미사일이라면 그건 탄도미사일입니까, 그냥 미사일입니까?
◆ 김종대> 이 부분도 자꾸 말을 좀 이상하게 바꿔서 하는데 미사일 맞습니다.
◇ 정관용> 탄도미사일 그것도.
◆ 김종대> 예, 탄도미사일 맞습니다. 대포도 아니고 순항미사일 아니에요. 다만 탄도미사일을 보통 개발하는 목적은 멀리까지 탄두를 날려보내기 위해서 개발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희한하게 이 미사일은 멀리 못 나갑니다. 굉장히 가깝게 날아가서 떨어져버리거든요. 그래서 전략무기가 아니라 전술무기라고 하는 건데 그냥 미사일치고는 좀 창피하죠. 이게 사거리 고도가 다 낮으니까. 그래서 자꾸 미사일이라고 인정하기를 꺼려하는데 새총도 총 아닙니까, 따지고 보면. 그런 면에서는 그건 미사일,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건 무리가 있고 탄도미사일이 맞다. 그런데 대부분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미사일과는 좀 다르다. 이런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이러면 되겠네요.
◆ 김종대> 예, 그렇습니다.
◇ 정관용> 북한은 그걸 다 계산해서 지금 쐈겠죠? 지금 UN에서는 1000km 이하짜리 탄도미사일은 그동안 문제 삼았던 적이 없었다면서요?
◆ 김종대> 그렇죠. 미사일 같지도 않으니까요. 그리고 또 자기네 일본이나 미국이나 하와이, 괌이나 직접 위협이 안 되니까 그리고 하도 자주 쏘니까. 그걸 일일이 대응할 수가 없고 전략자산에서 중장거리 미사일 이런 것만 규제를 했죠. 그런데 이게 아주 재미있는 겁니다. UN안보리 결의안에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을 금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결국은 이것도 국제결의안 위반 아니냐. 이렇게 따지면 문자적으로는 맞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이것을 일일이 규제하는 건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UN에서 묵인해 왔던 것이죠.
◇ 정관용> 문구에는 모든 탄도미사일이라고 써있으나 1000km 이하짜리는 그동안 UN에서 문제 삼은 바 없다. 그리고 그걸 알고 북한은 이런 걸 쐈다 이거죠?
◆ 김종대> 그렇죠. 이걸 뻔히 경험칙으로 알고 있는 북한이 이런 경계선에 딱 걸치는 정도의 도발을 한 것이지. 이게 새삼스레 이걸 막 제재하고 이러면 기존의 어떤 기존하고 다르지 않냐,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왜 그랬을까요? 이 경계선에 걸치는 도발을 한 의도는요?
◆ 김종대> 그러니까 소극적으로 해석하자면 이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한 북한이 뭘로 항거를 할 거냐. 어떤 필요성 때문에 전술훈련을 한 것이다. 이런 정도로 소극적인 생각이죠. 그리고 상당히 일리 있습니다. 사실은 핵이라는 보검을 내려놓는 마당에 북한의 안보 불안이 없죠. 이제 그리고 한미연합훈련하면 당연히 내부의 보수 강경파가 아니, 그럼 우리는 다 내주자는 이야기냐. 이런 식으로 하며 반발할 수 있으니 대내적인 어떤 이미지 차원에서라도 훈련이 필요했다. 이런 북한의 내부 정치에 의미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건 소극적 해법이고.
◇ 정관용> 북한도 스스로 언론 보도를 통해서 그런 주장을 펴더라고요.
◆ 김종대>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그런 군사적 의미를 초월해서 미국에다가 북한식 셈법에 맞는 협상을 클리어하기를 바라는 독촉장을 보낸 것이다. 그래서 만일에 자꾸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얘기했던 새로운 길, 그걸 갈 수도 있다는 걸 암시함으로써 하나의 북한의 협상의 판짜기 차원에서 시그널을 보낸 거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적극적인 해석입니다.
◇ 정관용> 그 시그널 독촉장에 미국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그러면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탄 발사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김종대> 저는 연말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고 또 트럼프도 천천히 풀겠다고 한 만큼 어떤 연말까지 전략적인 도발을 감행하리라는 개연성은 현재로서는 낮습니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이제 상대방의 콧털을 자꾸 건드리고 신경줄을 툭툭 건드려가지고 이제는 본인한테 주목하기를 바라는. 북한에 주목하고 협상장을 나오도록 일종의 어떤 압박성 메시지가 아니냐. 그런 정도면 무난한 해석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마침 또 식량 지원 얘기가 나오고 한미 정상이 거기에 대해서 합의하고. 게다가 또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바로 앞둔 그날 이건 또 뭔가요? 어떤 시점을 고른 의도도 있을까요?
◆ 김종대> 북한은 항상 군사적인 행동을 할 때 매우 정교한 고려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종대> 예전에 북한이 화성-14호 미사일을 쏠 때라든가 핵실험을 할 때나 주로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서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이라든가 이럴 때 어떤 정치적 이벤트를 너무 세심하게 고려하는 흔적들이 많았어요. 그런 점에서는 최근에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이 돼서 한동안 교착 상태에서 최근에 비건 미국의 특별대표가 한국에 와 있고 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이라든가 여러 가지 이런 것들이 겹쳐 있으니 한번 압박을 하는 이런 전략적 판단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훨씬 극적인 효과를 크게 하기 위해서 날짜를 골랐을 것이다, 이 말씀이고.
◆ 김종대> 그럴 수 있죠.
◇ 정관용> 아직까지 미국의 태도는 협상으로 가자는 태도는 유지하는 태도 같은데 잘 될까요?
◆ 김종대> 저는 5월,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어떤 협상의 새로운 판이 깔리지 않을까 하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남북 대화도 그렇고 북미 대화도 그렇고 이게 마냥 시간을 죽이면서 기다릴 수 있는 어떤 상황이 아니고 또 뒤로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도 임기가 후반기 거의 진입한 마당에 또 미국의 민주당이 계속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공격했을 때 얼마만큼 인내심이 있느냐.
◇ 정관용> 알겠어요.
◆ 김종대> 그런 점들 때문에 불확실성은 미루면 미룰수록 커지니까 그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정관용> 식량 지원은 그냥 계획대로 하는 게 좋다고 보시죠, 김종대 의원은?
◆ 김종대> 이 식량 지원 문제를 너무 떠드는 건 오히려 식량 지원을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어요. 또 북한같이 자존심 강한 국가가 마치 빌어먹는 비루한 처지인 것처럼 비쳐지는 건 그냥 평양 박치기로 들이받거든요. 못 먹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점에서 이런 문제를 취급하는 정부의 최근의 행태가 저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게 조금 더 북한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실질적 평가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조금 더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종대>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