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에 조사국 이영재 과장 등 연구팀이 게재한 '간접고용을 보정한 기업단위 노동생산성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고용이 반영된 노동생산성은 기업규모가 클수록 기존 노동생산성보다 크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패널조사'상 제조기업의 매출액, 노동자수, 상대임금 등 정보를 분석한 뒤 직접고용인 수 300명을 기준으로 대·중소기업을 분류했다. 간접고용 노동자비중은 중소기업 4.3%, 대기업 10.1%로 기업규모가 클수록 컸다.
연구팀은 이어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노동자수 전체를 반영해 노동생산성을 보정했다. 기존 한국생산성본부의 추계방식(산출량÷노동투입량)은 직접고용 노동자만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간접고용은 인건비로 산정되지 않고 비용으로 회계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결과 중소기업의 보정 노동생산성은 보정 전에 비해 조정합계로 3.9%, 단순합계로 4.4% 줄었다. 대기업의 경우는 보정 전 수치보다 조정합계로 8.7%, 단순합계로 11.2% 감소했다. 또 대기업의 보정 전 노동생산성은 중소기업의 2.1배에서 조정합계로는 2.01배, 단순합계로는 1.97배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보정 노동생산성을 기준으로 간접고용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기업의 소요기술 특성별로 결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물주조, 도금, 제련 등 고숙련노동 위주 제조기업에 대해서는 간접고용이 노동생산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간접고용 비중이 1%p 확대되는 경우 조정합계 보정 노동생산성은 0.9% 떨어지고, 단순합계 보정 노동생산성은 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시설관리, 프로그래밍 서비스 등 기술변화가 빠르고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노동력이 요구되는 고위기술 서비스기업에 대해서는 간접고용이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간접고용 비중 1%p 확대시 조정합계로는 2.2%, 단순합계로는 1.9% 각각 보정 노동생산성을 높였다.
식료품·음료 등 비숙련노동 위주의 제조기업에서는 유의미한 통계적 징후가 없어 영향을 단정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노동생산성은 생산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를 고려하지 않아 간접고용 노동자 사용비중이 높은 기업의 노동생산성에 편의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보정한 노동생산성 보조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간접고용의 노동생산성 기여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업의 소요기술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선도기업을 뒤따라 간접고용 활용정도를 결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기술특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