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웹툰서 청각장애인 희화화 '논란'

웹툰 '복학왕' 청각장애인 캐릭터, 말투와 생각 '희화화'해 비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속적인 차별적 행위 공개 사과하라"
기안84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사태 파악하고 내부 정리 중"

기안84 웹툰 '복학왕'. (사진=네이버 웹툰 캡처)
방송인이자 웹툰 작가인 기안84가 웹툰을 통한 청각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기안84가 현재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복학왕'은 대표작인 웹툰 '패션왕'의 주인공 우기명의 대학 생활을 그린 속편이다.

문제는 지난 7일 게시된 '복학왕'의 284화에서 불거졌다. 청각장애를 가진 여성 캐릭터가 닭꼬치를 사먹는 장면에서 청각장애인들의 발음을 대사 뿐만 아니라 생각이 담긴 말풍선에도 사용했다.


예를 들면 "닭꼬치 하나 얼마예요?"라는 대사는 "닥꼬티 하나 얼마에오?"로 쓰여졌고, '하나만 먹어야지', '(소스) 많이 뿌려야지', '진짜 먹고 싶었는데' 등의 생각 역시 '하나마 머거야디', '마이 뿌뎌야디', '딘따 먹고 딥엤는데' 등으로 바뀌었다.

해당 장면을 본 독자들은 기안84가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희화화시키고 편견을 조장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총 2만 명 가량이 참여한 248화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6.48점이다. 최근 연재한 '복학왕'의 10개 회차 중 네 번째로 낮다. 논란이 거세지자 현재 문제가 된 장면은 일반적인 대사로 수정됐다.

한 독자(아이디: mo_0****)는 "장애인 비하, 장애인 희화화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여성 청각장애인을 저런 모습으로 표현한다는 거 자체가 약자 혐오, 비하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독자(아이디: gimb****) 역시 "청각장애인이 유머로 소비될 거리인가. 청각장애인 생각하는 장면에서 왜 발음 꼬아서 생각하게 만든 거냐. 무식함도 정도가 있지 웹툰을 그리려면 주제에 맞게 조사라도 해오시던가 그냥 생각없이 만드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10일 SNS에 기안84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작품에서는 이 캐릭터가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것도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제대로 발음 못하는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면서 "이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고취시키는데, 이번 연재물에서는 아예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안84가 '복학왕' 속에 그린 청각장애인 캐릭터의 모습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반되는 사항임을 명백히 하며 기안84의 공개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4조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기안84님이 지속적으로 특정 장애에 대해 광고를 통한 차별을 계속해 왔고, 그 차별이 쌓이고 쌓여 이번과 같은 결과물까지 만들어진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안84님은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안84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네이버 웹툰도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행위가 다른 작품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관련 소식을 접한 기안84 소속사 미스틱스토리 관계자는 같은 날 CBS노컷뉴스에 "현재 사태를 파악하고 내부 정리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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