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청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에 직원 격려차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사실대로, 밝혀지는대로 경찰 개혁의 계기로 삼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 청장은 이처럼 자세를 낮췄지만, 경찰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기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걸린 민감한 국면에서 검찰이 사실상 경찰 망신주기식 무더기 영장청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불만이 감지된다. 한 경찰관은 "이렇게 수사권 조정이 논의되는 시기에서 검찰이 전직 경찰 수장들을 한꺼번에 영장 청구한 것은 노림수가 분명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처럼 경찰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민 청장은 공식적으로 "영장 청구의 시기가 본질은 아니다"며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민 청장은 관련 질문에 "국민들께 알려진 문제고,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해결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장청구) 시기 등은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서 드러난 문제들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국민이 부여한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 가운데에는 현 경찰청 외사국장 등도 포함돼 있는 만큼 현직 인사에 대해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유사한 경우가 있었고, 이에 대해 조치를 하는 기준이 있다"며 "진행 경과에 따라 그 기준에 근거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검찰은 같은 날 이명박·박근혜 정부 정보경찰의 불법사찰·정치개입 의혹과 관련,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과 박모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 김모 전 경찰청 정보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