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 단체 대표 A씨(44)가 멘토링을 받던 학생을 강제로 추행한(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3월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결과에 대해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고등학생이던 피해자 B양을 서울 은평구의 자신의 사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B양은 이 단체에서 교육 지원을 받는 학생이었다. A씨는 자신과 스승과 제자 사이나 다름없는 관계던 학생을 추행한 것이다.
◇성공한 교육 사업가?…성추문으로 추락
A씨는 사회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었다. 국내 유명 기독교 사립대학 학생회장 출신으로,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이 대학 총동문회장을 맡기도 했다.
D 단체는 설립 후 후원금만 수십억원을 모은 멘토링 업계 선두 주자였다. 지금까지 이 단체를 거쳐 간 대학생 봉사자만 900명이 넘고, 혜택을 받은 청소년도 2000여명에 달한다. A씨는 이런 배경으로 방송 출연도 했고, 2016년에는 탈북 청소년의 교육활동을 인정받아 통일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건실한 자선 사업가이자 수많은 기독교 청년들의 멘토로 소개됐다.
A씨는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후 모든 사회적 지위에서 물러났다. A씨가 불미스러운 일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 단체는 존속 여부에 대해 고민한 후 해산 결의를 했다. 이후 단체 관계자들은 후원자들에게 단체 해산을 알리고 후원금을 스스로 중단했다.
국세청 법정·지정기부금단체 정보에 따르면 D 단체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기부금 잔액 0원이 됐다. 같은해 1월 1억5000만원에 육박했던 월별 기부금 수입은 10월 1400만원으로 줄더니 11월부터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라진 대표, 실망한 후원자들…복지부 "해산 사유 몰라"
A씨와 회사가 갑자기 사라지자 후원자들은 실망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이 단체를 여러번 후원했었다. 김씨는 "정확한 사유는 모르지만 단체가 없어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 "A씨가 어떤 사과나 설명 없이 사라졌는데,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용서를 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A씨에게 연락하기 위해 여러차례 문을 닫은 D 단체 사무실을 찾고, A씨 모교 총동문회에도 연락을 했지만 결국 닿지 않았다. 해당 대학 동문회 관계자는 "동문회와도 연락이 끊어진 상태다"고 말했다.
A씨 모교 교수와 동료, 법인 관계자들은 재판 과정에서 'A씨와 다시 일할 기회를 달라'는 내용의 탄원을 십수장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법원은 A씨가 선고일로부터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일할 수 없도록 명령했다.
이 단체의 관리·감독을 맡은 보건복지부는 아직 사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산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식 해산 신고는 아직 받지는 못했다"며 "해산 사유 등에 대해서도 파악이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