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선, '퀴어축제 후원금' 사기 혐의 재판서 벌금형 집유

퀴어축제 후원번호를 '까칠남녀 PD 번호' 라며 SNS 올려
반 동성애자 90명 '항의 문자' 남겨…후원금 44만원 지불
법원 "피해 회복 이뤄지지 않아"…은씨는 항소 예정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 (사진=은하선 작가 페이스북 캡처)
퀴어문화축제 전화번호를 방송사 프로듀서(PD) 전화번호라고 속여 후원금을 걷은 혐의를 받는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30·본명 서보영)씨가 1심 재판에서 벌금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씨에게 벌금 100만원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은씨는 지난 2017년 12월 페이스북에 퀴어문화축제 후원금이 결제되는 전화번호를 남긴 뒤 EBS '까칠남녀' PD 연락처라고 속여 90명이 후원금 44만원4000원의 후원금을 걷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은씨는 EBS 토크쇼 까칠남녀의 '성소수자 특집방송'에 출연했다. 이후 프로그램이 반 동성애 단체 반발을 샀다. 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람이 반 동성애단체 대표인 주모씨다.


은씨는 자신의 SNS에 "까칠남녀 PD에게 바로 간다고 합니다. 문자 하나씩 넣어주세요"라며 퀴어문화축제 후원 전화번호를 남겼다. 이 번호로 문자를 보내면 자동으로 3000원이 후원된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은씨 엄벌을 탄원했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일부 피해자가 은씨가 남긴 글이 아니라 다른 경로로 이 내용을 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은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은씨는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은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무죄를 주장했고, 항소할 예정"이라면서 "누군가를 속이려고 해당 글을 올린 게 아니었다. 까칠남녀 PD를 향한 공격을 멈추라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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