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장자연 수사 때 조선일보 간부가 협박…가장 큰 충격"

법정서 증언…"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정권 창출·퇴출 운운"
해당 조선일보 간부는 전면 부인

2009년 장자연 사건이 불거졌을 때 경기지방경찰청장 신분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수사 당시 조선일보 측의 압력이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 전 청장은 8일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정은영) 심리로 열린 민사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살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라며 2009년 당시 조선일보 이동한 사회부장을 압력 행사의 당사자로 재차 지목했다.

조 전 청장은 이 부장이 경기지방경찰청으로 찾아와 "조선일보를 대표해 왔다",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가 조선일보와 한판 붙자는 거냐"는 말도 이 부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방영된 MBC 'PD 수첩'에서 자신이 인터뷰한 내용을 법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조 전 청장은 당시 이 부장으로부터 협박을 당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회부장 본인은 절 협박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결과적으로 이 부장의 말대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안 받고 경기지방경찰청이 서울까지 진출해 직접 조선일보를 찾아가 조사한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부장의 말이 '황제조사' 논란을 빚었던 방 사장 방문조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전 청장은 이 자리에서 장자연 사건 관련, 수사 내용 등을 조선일보 측에 알려줬다는 취지의 증언도 내놨다.

그러나 재판에 출석한 이 전 부장은 "(당시) 조 전 청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기억이 없다"며 조 전 청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재판은 조선일보사가 MBC 'PD 수첩' 보도 등에 대해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해 열렸다. 다음 재판은 오는 7월3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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