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5월 08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관용> 어젯밤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대해서 사실상의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죠? 청와대는 즉각 지원 규모, 방법 등에 관한 검토에 들어갔고요. 이 식량 지원이 교착 상태에 빠진 대화국면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고 지금 세계식량계획 측 관계자들을 만나서 북한 식량난에 대해서 상세하게 파악하고 계신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의원과 이야기 나눕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북한이 정말 심각한가요? 식량 상태가?
◆ 송영길>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최근에 식량 수확이 좀 떨어지고 그래서 약 1000만 명 정도가 지금 영양 부족 상태라고 하니까요.
◇ 정관용> 1000만 명이 영양 부족?
◆ 송영길> 네.
◇ 정관용> 10년 내 최악이다?
◆ 송영길> 약 40%정도 해당되는 거죠. 북한 인구의.
◇ 정관용> 우리 남한과 북한의 기후조건이나 등등의 차이가 그렇게 극심한 건 아닌데 우리가 최근 아주 극심한 흉년이 들었다 이런 소식은 못 들었는데 북한은 왜 이렇답니까?
◆ 송영길> 거기도 기후가 우리 영토는 넓지는 않더라도 기후 변화 차이가 큽니다, 사실. 강원도, 충청도, 우리 남쪽 내부에서도 지역마다 차이가 나는 것처럼 북쪽도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계시설이나 모든 게 취약하기 때문에 이런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우리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네. 북한도 지난 2월 달에 UN에 공문을 보내서 1월부터는 노동자 가정에 대한 배급량을 1인당 550g에서 300g으로 줄였다 아주 공개적으로 긴급 식량 지원을 요청했었잖아요.
◆ 송영길> 네. 그렇습니다. 380g에서 올해는 300g으로 줄었다고 하고요. 원래 북한의 배급 목표가 550g이었는데 엄청나게 줄어든 거죠.
◇ 정관용> 300g이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인 겁니까?
◆ 송영길> 우리로 말하면,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 하루 한 끼 정도죠. 보통 북에서는 1인분을 200g이라고 하거든요. 300g이면 한 끼로 하루를 버티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쨌든 북한 전체 인구의 약 40%가 지금 영양 결핍 상태 이거로군요.
◆ 송영길> 네.
◇ 정관용> 이런 와중에 어젯밤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극 공감했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송영길> 원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는 UN 경제제재와는 별개의 사안이긴 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한미 간의 독자제재라든지 또 조율 때문에 사실 지탱이 안 돼왔던 것인데 그런데 뭔가 이번에 북한에 그런 발사체, 미사일이나 발사체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만 일종의 군사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일종의 군사적 도발이라기보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렇게 해석함으로써 거기에 대한 대응의 면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즉 정치적 메시지의 강 대 강으로 대치가 아니라 유화적으로 대치하고 유화적 대치의 한 카드로 식량 지원 카드를 우리는 구사하겠다. 이렇게 해석해야 되는군요?
◆ 송영길>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도 북한의 이번에 일종에 미사일이냐 아니냐 논란이 있습니다만 저도 정확한 보고를 들어봐야겠습니다만 그 발사, 일종의 발사탄이나 유도탄 발사 행위에 대해서 좀 톤다운을 했잖아요. 정면 비난하기보다는 장거리가 아니었고 또 북한 배수역의 일이었고 일본이나 미국이나 남쪽 영해의 영역을 건들리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적극적 비판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란이 이란 핵 합의에서 빠지겠다, 일부를 지키지 않겠다. 이렇게 하면서 지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란 핵 합의는 2015년도에 7개 나라가 합의를 해서 UN까지 승인을 받은 사안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거를 탈퇴를 해 버린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송영길> 이란 석유도 수입하지 말아라. 우리한테까지 강요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세계 경제도 악영향을 미치고 또 이게 어떻게 번질지 모르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국 경제도 유가 상승에 도움을 안 줄 것이고. 그런데 지금 유일하게 자신의 성과로 자랑하고 있던 북한과의 관계에서 북이 군사적 도발을 다시 재기한다면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의지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네. 그나저나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식량지원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했었죠? 최근에는 없었죠?
◆ 송영길> 2006년도인가? 한 그때 있고요. 못 했죠,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거의 없었던 것 같고요. 우리 국민들도 정서가 저렇게 도와줘도 핵 도발하고 미사일 발사하는데 뭐하러 도와주느냐 이런 정서도 좀 나온 거 아니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송영길> 초기에 비해서. 그런데 우리나라 어차피 북한의 지배계층과 일반 국민을 분리해서 봐야 되는 것이고. 또 모니터 투명성 문제가 해결되면 지원할 수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쌀이나 뭘 지원하는 이게 북이 실제 배고픈, 가난한 서민들이나 산모, 어린아이들 앞에 가는 게 아니라 군량미로 전용되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 송영길> 그래서 그런 것을 제가 이번에 UN 식량계획 대표가 북한에 평양을 상주하는 대표가 제 방을 찾아와서 그런 문제 우려를 전달했더니.
◇ 정관용> 뭐라고 해요?
◆ 송영길> 완전히 모니터가 된다고 합니다. 노 억세스, 노 어시스턴트 원칙이랍니다. 접근, UN 직원이 접근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 그에 따라서 비디오 촬영도 하고 저한테도 동영상도 보여주는데 잘 모니터가 되는 것 같아요. 모니터 경로를 막지 않고. 그래서 어린 아이들 0~5세까지 UN 과자라고 하더라고요. 탈북자한테 물어보니까. 시리얼을 만들어주고 산모들에게 우유 제공하고 이런 것들은 다 모니터가 되기 때문에 군량미로 전용될 염려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우리 정부는 이걸 UN을 통해 지원할 건지 우리 정부가 직접 지원할 건지 등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송 의원께서는 어떤 방식을 선택해서 어느 정도 양을 지원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 송영길> 둘 다 괜찮다고 봅니다. 일단 지난번 우리가 국무회의에서 2017년 9월에 800만 불을 유니세프하고 세계 식량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것으로 의결을 했는데 아직 집행이 안 되고 있어요. 그게 이제 2년이 되면 시효가 만료돼서 다시 해야 됩니다. 그거를 일단 유니세프나 UN 식량 계획에다가 주면 잘 집행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될 것이고 별도로 지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북이 식량이 100만 톤 이상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100만 톤을 더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쌀 재고 130~180만 톤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실제 적정 재고는 60~80만 톤이라고 하니까 우리가 한 40~50만 톤 정도 재고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쌀을 3년씩 묵어서 이거를 돼지 사료로 주고 소 사료로 주고 그러면서 쌀에 적자금이 수천 억 됩니다. 1조 8000억이 넘었다고 하니까.
◇ 정관용> 맞아요.
◆ 송영길> 손실 금액이요. 그래서 우리 사람이 먹는 쌀은 3~4년 묵혀서 돼지, 소 사료로 원래 가격의 10분의 1로 헐값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그걸 차라리 이걸 북에 지원을 하고 제재가 풀린다면 오히려 공짜로 주는 게 아니라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 철광석이나 마그네사이트나 아니면 레미콘 건설용 모래와 바꾸어서 하는 물물교환처럼 필요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겠네요. 우리로서는 관리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건데 일단 우리 정부가 지금 여유로 내지는 너무 관리가 곤란한 비축분을 지원하는 것도 좋고 UN이나 유니세프를 통한 지원도 두 가지 방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겠다 이 말씀이구요?
◆ 송영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런 지원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면 그게 정말 남북 대화가 됐든 북미대화가 됐든 다시 좀 불러일으키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까요?
◆ 송영길> 네. 바로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어찌됐든 북이 지금 비핵화를 하겠다.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것을 보수적인 분들을 볼 때는 말로 한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는데 말이라도 하는 것 자체는 발전입니다. 계속 핵 보유 강국을 선언하고 핵보유국을 자기들 헌법에서까지 명시했던 나라가 안 하겠다고 이제 하는 것은 발전이죠. 그리고 우리들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자기들 인민들에게 공개적 방송을 통해 비핵화를 하겠다. 제가 북에 가보니까 핵에 관한 구호나 이런 게 다 없어졌어요. 반미 구호도 다 없어지고. 이것은 변화인데 과연 우리 미군이나 우리나라 입장에서 봤을 때 북이 핵 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경제 집중 노선으로 전략적 정책 전환을 한 것이냐. 아니면 일시적으로 제재를 풀어서 경제지원을 하기 위해서 전술적으로 쇼를 하고 있는 것이냐 이에 대해서 서로 견해가 다릅니다만 일단 저희가 봤을 때는 북을 100% 믿을 수는 없지만 공개적으로 저렇게까지 하고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가셨을 때 15만 평양 군중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하겠다. 이것을 발표하도록 해 온 것을 보더라도 단순한 전술적 전환으로 보기 어렵고 우리가 전략적 전환으로 인정해 주고 그렇게 또.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가도록 유도하고.
◇ 정관용> 이끌어야죠.
◆ 송영길> 되돌이킬 수 없도록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식량 지원도 유효한 카드로 작용하기를 함께 좀 기대해 보겠습니다.
◆ 송영길> 네.
◇ 정관용>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송영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