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인권, 노동 분야 운동가로도 활동했다.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한 나비기금을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발족하고, 김복동 평화운동상을 만들어 여성 인권 운동가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평소 위안부가 아니라 성노예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노예로 끌려 다니며 희생한 삶을 더 적확하게 나타내는 말이라서다.
'나는 희망을 잡고 살아, 나를 따라'. 전시회장 입구에는 김 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말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전시는 지하와 지상 1·2층, 야외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김 할머니 영상과 사진, 미술 작품, 병상일지, 유품 등을 볼 수 있다.
2층에는 김 할머니가 남긴 14개의 말이 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김동희 관장은 "할머니가 남긴 말과 삶을 되새기면서 우리 삶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늘 희망을 이야기했던 분이다. 힘든 일을 겪었음에도 강한 모습으로 살아낸 힘이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파여고 3학년 조은서(17)양은 장래희망이 특수학교 교사라고 힘주어 자신을 소개했다. 조양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전시회에 와 보니 몰랐던 내용이 많았다"며 "역사를 아는 게 권리이자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공부해서 친구들에게도 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임현정(17)양은 "김복동 할머니가 육성으로 당시 상황을 말하는 걸 들었는데 충격적이었다"면서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게 부끄러웠다. 전시에 오길 잘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전시회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와 기억전'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한 달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