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극성을 부리는 꽃가루는 노란색 분진 형태의 소나무 송홧가루와 양버즘나무의 종자 솜털, 참나무 꽃가루 등이 대표적이다.
알레르기 환자의 몸에 이런 꽃가루가 유입되면 콧물과 재채기를 동반하는 비염과 결막염, 천식 등 염증성 질환이 유발된다.
7일 청주시 서원구의 한 이비인후과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병원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대기실 이 가득 찼다.
병원을 찾은 대학생 이모(22)씨는 "봄만 되면 기침과 콧물이 심해 병원을 찾는다"며 "송홧가루 등꽃가루가 많이 날려서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오늘 오후 3시까지 100여명의 환자가 찾았는데, 대부분 기침·콧물 같은 호흡기 불편 증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강민규 충북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매년 4∼5월에는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내원 환자가 평소보다 20%가량 많다"며 "소아는 물론 노인까지 환자의 연령대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지 모르고 감기에 걸렸다고 착각해 병을 키울 수 있다"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고통을 덜 수 있고 신속한 치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청원구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주차된 차량 지붕에는 노란 가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중고차 매매상 장모(39)씨는 "매년 4∼5월이면 꽃가루 때문에 야외에 보관 중인 중고차의 세차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며 "더러워 보이는 차는 손님이 잘 찾지 않기 때문에 자주 세차를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인근의 또 다른 중고차 매매단지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에서는 청소인력 5명이 오전 6시부터 매매단지 내 1천여대의 차를 수시로 청소하지만, 하루만 지나면 꽃가루가 또 쌓인다.
청소업체 관계자는 "봄철에 차량이나 건물 청소 의뢰가 가장 많은 시기"라며 "하루에 많게는 5건씩 일감이 몰려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서원구의 한 셀프세차장은 평일인데도 이날 오전부터 꽃가루를 닦아내려는 차량으로 북적였다.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경기와 충북 중·북부, 강원, 경북 일부 지역의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가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는 '매우 높음'부터 '낮음'까지 4단계로 나뉘는데 '높음' 이상이면 야외 활동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 때는 선글라스나 마스크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