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삼성바이오 보안 실무책임자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 심리한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A씨에 대해 대용량 서버 등을 떼어내 숨긴 혐의(증거인멸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증거인멸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정황을 포착해 지난 5일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인 뒤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A씨 등 삼성바이오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자료들을 묻은 뒤 다시 덮는 공사를 해 증거들을 숨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오후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마루 바닥을 뜯고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은닉된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 분석과 A씨의 신병 확보를 통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둘러싼 조직적 증거은닉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새벽 에피스 직원 B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B씨는 지난해 5∼6월께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자신의 집에 숨겨놓고 있다가 발각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를 둘러싼 그룹 차원의 증거은닉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구속된 에피스 임직원 2명은 삼성바이오에 대한 금융감독원 특별감리와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가운데 문제가 될 만한 기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직원 수십 명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러한 증거인멸에 옛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임원들이 직접 관여한 정황을 잡고 지시가 어떤 경로로 내려갔는지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