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퇴진' 내홍 점입가경…"3번 출마"vs"당장 사퇴"

바른미래 김관영 사퇴 요구 의총 요구…내일 소집
金 "3번 출마 약속해야" vs 유의동 "걱정말고 사퇴"
손 대표 측 사무총장 임재훈 등 검토하며 친정체제 강화
孫 측 원외 지역위원장, 유승민 해당행위로 당 윤리위 신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공동기자회견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사퇴를 둘러싼 내홍이 갈수록 첨예해 지고 있다. 바른정당계와 일부 국민의당계 등 반대파는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불신임' 행동을 본격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호 3번(바른미래 몫)으로 총선에 임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하라"고 반발했다. 이에 바른정당계 유의동 의원은 "당을 떠날 의원은 아무도 없으니 당장 사퇴하라"고 응수했다.

이와 함께 손학규 대표를 옹호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이 '해당행위'를 했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손 대표 측은 또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오신환 사무총장과 권은희 정책위의장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金 퇴진' 의총 소집요구서 제출…김관영 "다른당과 연대통합 안하면"

유의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유의동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패스트트랙을 처리하는 과정 속에서 발생했던 많은 문제점들, 원내 문제점을 치유하고 대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모여져서 소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총소집 요구서에는 총 15명이 서명했다. 바른정당계는 8명(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지상욱·하태경·정운천)과 국민의당계는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이다.

그간 원내대표 퇴진을 요구했던 바른정당계뿐만 아니라 권은희 의원 등 국민의당계 일부 의원도 사퇴 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바른미래당 재적의원 24명(당원권 정지 의원 제외)을 감안하면 과반이 넘는 숫자다.

바른미래당 당헌에 따르면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이 의총 소집 요구를 하면 원내대표는 48시간 안에 의총을 열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8일 오후 2시에 의총을 열겠다고 확정했다. 의총에서는 김관영 원내대표 불신임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조기 선거를 요구한 의원 모두가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 달고 한국당, 민주당과의 연대 통합 없이 선거 나가서 심판 받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면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반대파들이 다른당과의 통합을 계산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 지도부 구성을 감안할 때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그는 지금의 비(非)당권파의 행보를 당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사퇴하게 되면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측과 반대파가 동등한 입장이 되기 때문에 누가 원내대표가 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손 대표와 그가 지명한 최고위원 2명, 김 원내대표가 한 축이다.

나머지 최고위원 4명(하태경·권은희·이준석·김수민) 중 원내인 하태경, 김수민은 '불신임 의총' 결의안에 서명했다. 다른 2명도 반대파에 해당한다. 정책위의장인 권은희 의원도 서명했는데, 김 원내대표가 동률을 가정한 것은 손 대표가 자신이 지명하는 몫인 권 의원을 해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손 대표 측은 정책위의장에 측근인 채이배 의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사무총장에는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오신환 의원 대신 임재훈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삼화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수석대변인 자리에는 최도자 의원을 앉힐 것으로 알려졌다.

◇유의동 "당 떠날 의원 아무도 없어…당장 사퇴해야"

바른미래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문병호 전 의원(좌측)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가운데 손학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 원내대표의 '기호 3번 출마' 발언에 유의동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총을 소집하는 의원들 중에 당을 떠날 의원은 아무도 없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의총 소집 요구서를 낸 이유는 김관영 원내대표의 비도덕적이고 비민주적 행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의 말처럼 많은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당을 다시 세우려고 이처럼 시간과 마음을 쏟는다 말인가"라며 "저희는 한국당이든 민주당이든 민평당이든 그 어느 당으로 가지 않는다. 그러니 김 원내대표는 부디 마음 놓으시고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계 지상욱 의원 역시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한마디로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한 장본인은 김 원내대표 자신으로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며 "그냥 깔끔이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최소한의 예의이고 마지막 도리"라고 밝혔다.

일부 손 대표 측에서는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이 '해당행위'를 했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손 대표를 옹호하는 바른미래당 양건모 서울시 노원을 지역위원장, 최용수 충주시 지역위원장은 이날 오후 당 윤리위원회에 윤리 위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신고서에서 "유승민 의원이 패스트트랙 추진과정에서 당의 결정에 반대하고 당 원내대표의 직무수행을 방해했으며 기자회견, 강연 등을 통해 당과 당원 등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등 해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며 최근 해촉된 부대변인 6명은 지도부를 비판하며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의 정당민주주의는 사망을 고했다"며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으로 행해진 해촉 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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