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켓츠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의 말이다. 댄토니 감독이 이처럼 극찬한 선수는 누구일까. 제임스 하든? 크리스 폴? 아니다. 항상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베테랑 P.J 터커다.
크리스 폴은 "어플리케이션에서 선수 알람을 설정하면 터커의 이름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다. 기록지에서도 그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직접 경기를 보면 그의 가치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18-2019 NBA 플레이오프 휴스턴 로켓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서부컨퍼런스 2라운드 4차전에서도 터커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신장 198cm의 터커는 휴스턴에서 주로 파워포워드를 맡는다. 댄토니 감독이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을 시도할 때는 센터 포지션으로 이동한다. 200cm 이상의 가드와 포워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NBA 무대에서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터커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로 극복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뛴다. 미국 현지 언론은 "터커는 어디에나 있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압도적인 활동량과 허슬 플레이는 그의 전매특허다.
터커는 이날 골든스테이트의 주득점원 케빈 듀란트를 필사적으로 막았다.
듀란트는 터커보다 10cm 정도 크다. 듀란트는 야투성공률 55%를 기록하며 34점을 퍼부었지만 수비 때문에 어렵게 던진 슛이 많았다. 만약 터커가 아닌 다른 선수가 주력 수비수로 나섰다면 듀란트는 더 많은 야투를 넣었을 것이다.
터커는 누구보다 열심히 리바운드 경쟁에 참여했다. 그가 기록한 10개 중 5개는 공격리바운드였다. 스틸 2개와 블록슛 1개도 기록했다.
터커는 휴스턴이 공격을 펼칠 때 주로 베이스라인에 머문다. 터커를 막는 수비가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하든과 폴을 견제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갈 경우 터커는 위협적인 슈터가 된다. 이날 3점슛 6개를 던져 3개를 넣었고 총 17점을 보탰다.
더블더블을 달성한 터커의 기록은 빛났다. 그의 가치는 기록 외적인 부분에서 더 빛났다. 미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터커는 워리어스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에너지를 내뿜었다'고 적었다.
휴스턴의 공격은 하든이 이끌었다. 38점 10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알고도 못 막는 그의 스텝백 3점슛과 플로터는 경기 내내 위력을 발휘했다. 에릭 고든은 20점을, 폴은 13점을 각각 보탰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MVP는 터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파울트러블에도 불구하고 42분동안 코트를 지켰고 휴스턴에게 힘을 실어준 결정적인 수비와 리바운드 대부분은 그가 만들어냈다.
터커는 2006년 NBA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신인 시즌을 마치고 한동안 해외에서 활동하나 2012년 NBA 무대로 돌아왔다. 이후 피닉스 선즈, 토론토 랩터스를 거쳐 2시즌 연속 휴스턴에서 뛰고 있다.
터커는 지난 7시즌동안 총 565번의 정규리그 경기에 나섰다. 결장한 경기수는 9번에 불과했다. 이 기간에 터커보다 더 많은 출전경기수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터커가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시즌도 없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늘 가치있는 선수로 여겨졌다.
터커가 코트에서도, 기록지에서도 가치를 입증한 휴스턴은 이날 골든스테이트를 112대108로 눌렀다. 워리어스는 3점차로 뒤진 4쿼터 막판 스테판 커리와 듀란트의 3점슛이 연거푸 림을 외면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차전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은 커리는 이날 30점을 올렸다. 하지만 3점슛은 14개를 던져 4개 성공에 그쳤다.
휴스턴은 홈 3,4차전을 싹슬이하고 7전4선승제 시리즈의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두팀은 오는 9일 골든스테이트의 안방 오라클아레나에서 5차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