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은 당초 세포 변경 사실을 올해에나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은 '2년 전에 변경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거짓 해명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 "세포변경 몰랐다"면서 스스로 "2년 전 알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코오롱 티슈진이 지난 2017년 3월 위탁생산 업체(론자)로부터 '인보사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인보사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신장유래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어 생산한 사실이 있다'고 통지받았다"고 밝혔다.
즉, 인보사 2액이 신장유래세포로 구성된 사실을 이미 2017년 3월에 통보받아 알았다는 것인데 이는 당초 코오롱 측의 해명과 정면 배치된다.
앞서 지난달 코오롱은 '올해 2월에서야 인보사 유전자 검사를 했고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결국 자신들이 내놓은 해명을 최근 공시를 통해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우선 인보사는 무릎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허가된 유전자 치료제다.
성분으로는 1액에 사람의 '연골세포(HC)'가 75%, 2액에 '형질전환세포(TC)'가 25% 들어있다. 이중 2액인 형질전환세포(TC)가 원래 허가받았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드러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금까지 신장유래세포가 들어가 의약품이 사람 치료 목적으로 허가된 적은 없었다.
이에 대해 최근까지 코오롱은 '신장유래세포 여부는 올해 2월 말에 처음 알았다'고 해명해왔다.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2004년 형질전환세포(TC) 특성을 분석했을 당시에는 연골세포의 특성이 발현돼 연골세포로 판단했지만 최신의 유전자 검사법으로 수행한 결과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이 3일 공시를 통해 "당사의 위탁 생산 업체가 유전자 검사를 해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신장유래세포)임을 확인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히면서 말을 바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제약과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6년 미쓰비시다나베와 총 5,000억 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2017년 12월 미쓰비시다나베는 계약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이어 미쓰비시다나베는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계약금을 돌려 달라며 소송을 냈고 이 와중에 인보사 세포가 바뀐 것으로 드러나자 미쓰비시다나베는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공시 의무에 따라 "2년 전 변경 사실을 확인했지만 생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이다.
결국 코오롱이 2년 전 인보사 세포 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식품의약안전처의 허가를 받기 위해 이를 고의로 은폐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앞서 2017년 7월 인보사에 대해 판매 허가를 내렸다. 물론 당시까진 인보사의 2액이 신장유래세포가 아닌 연골유래세포로 알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이 판매 허가가 나기 4개월 전인 2017년 3월에 이미 2액이 신장유래세포인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허가받지 않은 다른 성분이 있을 경우 판매 허가가 보류되거나 아예 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