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3일 국회 측에 이 같은 사안을 보고했다. 지난 25일 실시된 북러 정상회담 경과에 관한 것이다. 러시아가 비핵화라는 원칙론에서는 미국의 입장에 공감한 반면, 실질적인 비핵화의 이행 방식에 대해서는 '단계적 폐기와 제재 해제'라는 북한 주장을 지지했다는 얘기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을 대동한 회담 전반에 대해 다양한 분석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참석한 확대 회담의 70% 이상이 핵 문제에 할애됐다고 한다.
또 차량 이동 과정에서 최 부상이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 앉고 리 외무상이 앞자리에 앉은 점 등을 통해 최 부상의 약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외무상의 위상 등이 강화됐다는 등의 내용도 보고됐다.
그러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밝힌 6자 회담에 대해선 회의적인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이 기존 협상 틀을 바꿀 가능성도 낮고, 물리적인 시간도 없어 러시아가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는 분석에 동의한다"며 "북한이 교착 상태인 미국과의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얻기 위해 러시아를 이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