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던진 관세 강공, '진퇴양난' 빠진 中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중국산 제품 관세 추가 부과 선언에 중국내 반발 움직임
경제지표 악화에 강대강 구도 부담

(사진=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며 돌연 중국에 대한 압박카드를 들고 나오자 중국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주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양국 무역협상 과정에서 협상타결이 임박했다는 긍정적 전망까지 나왔던 터라 중국측의 당혹감은 더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10개월 동안 중국은 미국에 500억 달러 첨단제품에 대한 25% 관세, 2천억 달러에는 10% 관세를 지불해오고 있다"며 "금요일(오는 10일)에는 10% 관세가 25%로 올라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공개된 뒤 6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관영매체들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공개된 뒤 "중국 당국자들이 놀랐으며 이번 주로 예정된 무역협상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협상 결렬보다는 막판 기싸움에 있다고 보는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협상 막판 또다시 판을 흔들어 중국측의 큰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속셈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또한 현재까지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해온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흔들기에 완강하게 버티려 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6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외자 지분 소유와 독자 경영을 더 많이 허용하고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대폭 늘리며 심지어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막바지에 이른 양국 무역협상을 염두에 두고 미국측의 요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연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율을 인상할 경우 중국 역시 어쩔 수 없이 관세율을 인상하며 보복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양국이 상대국 제품에 대한 수입량에서 막대한 격차를 보이는 만큼, 당초 중국이 선언했던 '같은 강도'의 관세 보복은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무엇보다 무역전쟁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는 중국 경제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GDP(국내총생산)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나오자 중국의 주요 증시가 급락한 것도 중국 경제가 느끼고 있는 공포감을 반영하고 있다. 6일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우량주를 모은 CSI300 지수는 3.5% 급락했고, 상하이 종합지수도 3.0% 떨어졌다. 올해 신중국 창립 70주년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맞아 시진핑 주석이 국내적으로 큰 성과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정치적 고려도 중국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중국이 굴복해 예상외로 조속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협상 국면에서 중국이 매우 몰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작정 강대강 대치국면을 유지해 가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