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를 덜 섞은 '불량 레미콘'이 실제 아파트 건설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안전과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서울 종로구 A사 현장 직원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최근 본사 레미콘 공장을 3차례 압수수색했다.
A사는 국내 시멘트 생산업계에서 2~3번째로 규모가 큰 회사다.
경찰은 A사가 레미콘을 생산하면서 건설사들과 약정한 배합 비율보다 시멘트 함량을 고의로 줄인 정황을 포착했다.
레미콘은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한국산업표준(KS) 규격에 따라 주원료인 시멘트를 배합해야 하지만, A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면서 KS 규격에 맞춰 제조한 듯 건설사에는 허위 보고서를 꾸며 제출했다.
결국 이렇게 만든 '불량 레미콘'은 실제로 건설사에 납품됐다. A사는 시멘트 배합 비율을 낮추면서 덩달아 떨어진 생산 단가 덕에 차익을 남겼다. '불량 레미콘'을 수년간 납품하면서 A사가 얻은 이익만 1000억원대에 이른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입건된 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향후 수사는 업체 대표와의 지시·공모 등 윗선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경찰은 A사의 '불량 레미콘'으로 건설된 건축물들의 안전성 검사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