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한미훈련 대응 차원인듯…조평통 사전경고

조평통 “남조선 배신적 행위, 우리 대응도 불가피”…남북해빙 후 첫 南당국 비난
내부결속 위해 긴장감 조성…단거리 전력으로 제한, 비핵화 큰 판은 유지 의사

사진=연합뉴스TV 제공
북한이 4일 오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다시 고조시킨 것은 한미 군당국이 현재 실시 중인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6분쯤 함경남도 원산 부근의 호도반도 일대에서 모종의 단거리 미사일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미사일의 종류나 제원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 당국이 지난달 22일부터 2주 일정으로 실시하고 있는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훈련은 우리 공군과 주한 미공군 전투기 수십대가 참가하는 것으로 기존 대규모 항공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대체해 축소 시행되고 있다.

2009년부터 매년 실시되는 맥스선더 훈련에는 한미 공군 항공기 100여대가 동원됐다.


이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형성된 남북간 화해 기류에 따라 각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폐지해온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달 25일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 행위는 북남관계를 더욱 위태로운 국면으로 떠밀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간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조평통은 “우리는 앞에서는 ‘평화’와 ‘대화’를 운운하고 뒤에서는 여전히 동족을 반대하는 불장난질을 하는 남조선당국의 이중적 행태를 이해할 수 없으며 추태를 예리한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다”고 날선 표현을 동원했다.

지난해 남북관계 개선 이후 조평통 명의로 남측 당국을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조평통은 또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 어떤 대응조치를 취하든 남조선당국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며 만일 그에 대해 시비질 할 때는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사태가 험악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도발은 조평통의 사전 경고를 실제 이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 입장에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로 이완된 내부 분위기를 결속하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위협 요인으로 삼고 긴장감을 불어넣으려 했을 것이다.

다만 북측의 이번 도발은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전략무기가 아니라 단거리 전술전력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내부 원칙상 한미 훈련에 맞불을 놓으면서도 비핵화 대화의 큰 판은 깨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파장을 제한하려 애쓴 흔적이 보이는 것이다.

조평통이 자신들의 대응조치에 대해 남측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면서 “만일 그에 대해 시비질 할 때는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사태가 더 험악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역설적으로 파장 확대를 우려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측이 지난 25일 조평통 담화 이후 1주일 이상 뜸을 들이다 한미훈련 종료를 이틀 앞두고 군사적 맞대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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