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황교안, 호남에선 물세례‧몸싸움 곤욕…5‧18단체 등 반발

黃, 전날 경부선 이어 호남선 장외투쟁…광주‧전주 방문
한국당 지도부, 광주 시민단체 물세례‧몸싸움 등
5‧18 망언 관련 솜방망이 징계 강력 반발
지지층 결집 보인 '경부선'과 대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5.18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자 경호를 받으며 역사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지난 2일부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광주와 전주 등 '호남선' 방문에선 물세례를 맞으며 곤욕을 치렀다.

한국당은 전날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과 대구, 부산에서 차례대로 거리투쟁을 벌이며 지지층 세(勢) 결집을 확인했다.

이날 호남 방문에서는 시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한 채 집회를 종료하는 등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됐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이 황 대표 등 지도부가 최근 5‧18 망언 논란 당사자들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규탄 시위를 펼치면서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황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 참석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경 광주 송정역을 찾았다.

한국당에 대응 집회를 예고했던 민주노총 광주지부와 진보연대 등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은 행사 시작 30여분 전부터 송정역 인근에서 '5.18 역사왜곡 폄훼, 자유한국당 해체'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광주, 전남 애국시민 여러분이 피 흘려 헌신한 것 아니냐"며 "자유의 근간은 삼권 분립인데 이 정부가 먼저 행정부를 장악 후 사법부를 장악했다"고 문재인 정권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패스트트랙으로 선거법을 개정해 의회까지 지배하려고 한다"며 "이 정부 독단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독재 국가를 만들고자 해서 저희가 (장외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권과 여야 4당이 선거법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이 의회 장악을 통한 독재 체제로 가는 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에 대해서도 황 대표는 "검찰에서 이 정부 입맛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공수처가 그 사건을 가져올 수가 있다"며 "공수처가 수사를 하면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 되겠냐"며 정권의 악용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황 대표의 연설 도중 "자유한국당 해체"라는 고성이 나왔고, 일부 시민단체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트는 등 항의성 시위로 맞불을 놨다.

전날 경부선 집회에서 시도당 위원장이나 지역 당협위원장 등의 연설도 진행됐지만, 광주 집회에서는 이같은 시민들의 항의 때문에 조경태, 신보라 최고위원과 황 대표 등 3명의 연설을 끝으로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전주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 송정역 안으로 이동하는 도중 일부 시민단체들이 황 대표 일행을 막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몸싸움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일부 회원들이 황 대표 등에게 생수병에 든 물을 뿌리는 등 물세례를 퍼붓자 경찰이 우산을 펼쳐 이를 막는 등 소란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 20분경 전주역 광장에서 진행된 장외집회는 직전에 열린 광주 집회에서보다는 반발이 덜 했다. 전북도당 관계자를 포함한 총 30여명이 모인 전주역 집회는 지나가는 시민들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 다소 썰렁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황 대표는 전주역 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지리에서 호남 방문 소회에 대해 "당 대표가 되고 나선 처음 왔는데 할 일이 참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호남의 우리 사회에 대한 다양한 공헌들을 기억하면서 더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광주집회에서 시민들이 한국당에 강력 항의한 부분에 대해선 "저에 대해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일부 시민단체들도 있고, 응원하는 단체들도 있다"며 "(항의한) 그분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또 정당정치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같이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포용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5‧18 망언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 직 박탈 여부에 대해선 "모든 것들이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이 돼왔다"며 "절차에 따라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당내에선 당헌‧당규상 김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3개월 간 활동 중단 후, 다시 최고위원 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편, 한국당은 지난달 20일, 27일 광화문 장외집회에 이어 오는 4일 같은 장소에서 3차 장외집회를 개최한다.

황 대표는 전날과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전국 주요 광역자치단체를 방문한 데 이어 다음 주부터는 중소도시 중심 민생투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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