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는 "작가님이 처음부터 영조라는 인물이 새로 창조된 인물이라 말씀하셔서 실존 인물 영조는 어땠는데 하는 것보다 새로이 해석된 영조를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 '해치' 속 영조는 철두철미하고 냉정하기 보다는 감성적이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군 복무 이후 복귀작으로 '해치'라는 사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일우는 "김이영 작가님의 대본이 주는 힘이 가장 컸다"면서 "작품을 고를때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젊은 영조를 다룬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었다"면서 "작가님이 어떻게 캐릭터를 그려나갈까 하는 궁금증 등도 작품 선택의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정일우는 이번 역할을 통해 리더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정일우는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리더"라고 정의하며 "리더는 한가지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뒤에서 잘 조력해주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더의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하면서 어떤일이 있어도 중심을 잘 잡아야 하고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일우는 선 굵은 연기로 호평을 받은 영조의 연기에 대해 김 작가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작가님이 눈을 쓰지 말라고 했다. 영조라는 사람에 대해 타인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연기를 해야 보여진다며 무언가 마음의 연기로 했으면 좋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그 말이 이해하기 어려웠다"면서 "자연스럽게 눈이나 표정에 힘을 빼고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기 스타일도 군 복무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뷔작이며 대표작으로 꼽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정일우가 웃음과 재미로 시청자들을 찾았다고 하면 이번 해치에서는 뜻 맞는 청춘들과 힘을 모으고 왕좌에 올라 개혁을 꿈꾸는 과정 까지의 역할을 한껏 깊이 있어진 연기력으로 대중들을 마주했다.
정일우는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으로 '석고대죄 씬'과 '기로연 씬', 그리고 '경종의 죽음 씬'을 꼽았다. 그 중에 '경종의 죽음 씬'이 가장 여운에 남는다고 했다.
정일우는 "촬영을 하면서 정말 진정성 느껴지게끔 연기를 했다는 장면은 경종이 죽는 장면 촬영때"라며 "그때 무언가 만들지 않고 상황에 몰입해서 연기를 했던것 같고, 진짜 형이 죽는 것처럼 너무 아프게 연기를 해 촬영이 끝나고도 여운이 많이 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분들이 석고대죄 장면이 좋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상황이 주는 비주얼 적인 것도 있는 것 같다"면서 "하루종일 무릎을 꿇고 촬영을 해 후유증도 컸는데 뭔가 진심으로 연기한 것들이나 그런 부분들에 대해 호평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치에서 '젊은 영조'를 연기한 정일우는 '영조'라는 캐릭터에 또 다른 욕심을 드러냈다.
정일우는 "(해치에서는) 왕이 되기 이전의 이야기가 주로 전개됐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영조가 왕이 된 이후의 연기를 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정일우는 차기작 선정을 고민하고 있으며, 빠르면 이번달 안으로 차기작 소식을 들려줄 것 같다고 했다. 이는 과거 1년 반 정도 시간을 두고 작품으로 대중들을 찾았던 정일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정일우는 "작품을 쉬지 않고 했어야 했는데 고르고 하다보니 오히려 공백기가 생기고 그런것들이 제일 후회스럽다"며 앞으로는 쉼 없이 달려가는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성공도 실패도 하면서 단단해져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정일우는 실패나 시청률에 대한 두려움은 털어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일우는 과거 실패했다고 볼 작품이 드물 정도로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다.
"이제는 제가 스타가 아니라 배우로서 성장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청률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는 생각도 있고. 시청률이 안나와도 좋은 작품은 많잖아요. 저는 좋은 연기 좋은 캐릭터 하면서 계속 작품을 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만큼 최선을 다해 해내는지가 중요한거 같아요. 앞으로 실패를 하더라도 잘 받아들이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군 복무를 마치고 한층 성숙한 연기로 대중에게 다가 온 정일우. 그의 이 같은 각오는 배우 정일우로서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게 하는 이유다.